대기업 협력사 M&A도 나서
美는 '인력 빼가기' 본격 견제

반도체 소재 및 장비 기업에 대한 M&A 시도도 늘고 있다. 반도체 장비업체 D사 대표는 “최근 중국 반도체기업으로부터 지분 투자를 제안받았는데 8명으로 팀을 꾸려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2, 3차 협력사를 노린다는 게 이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 6월엔 수원지방검찰청이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유출하기 위해 국내 기업에 위장 취업한 중국인 이모씨 등 3명을 구속기소했다. 중국 업체 소속인 이씨는 국내 기업 직원에게 관련 기술을 확보해 중국 업체로 이직하면 기존 연봉의 세 배인 2억원을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기업들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과 대만의 글로벌 선진기업에서도 인력과 기술을 가져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달 초 “미국 정부가 중국의 푸젠진화반도체에 대해 수출 제한 조치를 취한 것은 중국의 반도체 인재 빼가기에서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반도체사업을 국가 중점사업으로 선정하고 미국 기업에서 반도체 인재들을 공격적으로 영입하자 본격적인 견제에 나섰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중국은 10년 전부터 첨단산업 분야에 ‘1000명 인재 플랜’을 세우고 스카우트하고 있다. 중국 기업은 TSMC, UMC 등 대만의 주요 파운드리업체 인력도 공격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