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적 목표 줄줄이 낮춰 잡는 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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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자산 5% 성장 목표? 절반이라도 채웠으면…"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커지고, 정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명목 경제성장률 수준도 어려워"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커지고, 정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명목 경제성장률 수준도 어려워"
은행들이 내년 실적을 대폭 낮춰잡고 있다. 상당수 은행이 올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고 있지만 내년엔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침체 전망이 지배적인 데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성장폭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다수 은행은 성장 목표를 명목 경제성장률 수준으로 낮춰 잡고 있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개 은행은 내년도 대출자산 성장률 목표치를 3.3~6%로 잡았다. 약간의 차이는 명목 성장률 안팎 수준이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대출자산 성장률 목표를 명목 성장률보다 높게 잡아왔다. 작년 말 세운 올해 대출자산의 목표 성장률은 6~8%였다.
국민은행의 올해 목표 성장률은 8%로 지난 3분기까지 대출자산은 7.32%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연말까지 무난히 목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도 대출자산 성장률 목표치는 4.5~5%로 올해보다 3~3.5%포인트가량 낮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국내 경기가 급격한 하락세는 아니어도 올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명목 경제성장률을 4~4.5%로 잡고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주력해 5% 성장하는 게 실질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신한, 우리, 기업 등 다른 은행들도 내년에는 명목 성장률 정도만 대출자산을 늘려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대부분 은행이 올해 성장률과 비교해 내년도 성장률은 적게는 0.5%포인트에서 많게는 3%포인트가량 낮추고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 실질 경제성장률은 올해 2.7%에서 내년도 2.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용부진, 가계부채 부담과 투자 및 수출 여건도 좋지 않아 목표 성장률은 5%를 잡고 있지만 절반가량을 채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3분기까지 6.7%의 성장률을 기록한 KEB하나은행도 내년 목표치를 5%로 낮춰 잡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금리상승 국면인 데다 자동차 부품사 등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등이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있어 연체율 관리 등을 신경 쓰고 있다”며 “2020년 시행하는 예대율 규제까지 맞추려면 기업대출을 늘리고 가계대출을 줄이는 포트폴리오 조정까지 필요해 양적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올해와 달리 내년엔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인해 연체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자산을 늘리기 쉽지 않은 데다 금리 상승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보니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금융연구원도 내년도 국내 은행의 대출자산 성장률은 명목 경제성장률 안팎(기업대출 4.74%, 가계대출 2.7%)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박신영/김순신 기자 saramin@hankyung.com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 등 6개 은행은 내년도 대출자산 성장률 목표치를 3.3~6%로 잡았다. 약간의 차이는 명목 성장률 안팎 수준이다. 은행들은 지금까지 대출자산 성장률 목표를 명목 성장률보다 높게 잡아왔다. 작년 말 세운 올해 대출자산의 목표 성장률은 6~8%였다.
국민은행의 올해 목표 성장률은 8%로 지난 3분기까지 대출자산은 7.32%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연말까지 무난히 목표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도 대출자산 성장률 목표치는 4.5~5%로 올해보다 3~3.5%포인트가량 낮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년에는 국내 경기가 급격한 하락세는 아니어도 올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며 “명목 경제성장률을 4~4.5%로 잡고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주력해 5% 성장하는 게 실질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신한, 우리, 기업 등 다른 은행들도 내년에는 명목 성장률 정도만 대출자산을 늘려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대부분 은행이 올해 성장률과 비교해 내년도 성장률은 적게는 0.5%포인트에서 많게는 3%포인트가량 낮추고 건전성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 실질 경제성장률은 올해 2.7%에서 내년도 2.6%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용부진, 가계부채 부담과 투자 및 수출 여건도 좋지 않아 목표 성장률은 5%를 잡고 있지만 절반가량을 채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3분기까지 6.7%의 성장률을 기록한 KEB하나은행도 내년 목표치를 5%로 낮춰 잡았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금리상승 국면인 데다 자동차 부품사 등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등이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있어 연체율 관리 등을 신경 쓰고 있다”며 “2020년 시행하는 예대율 규제까지 맞추려면 기업대출을 늘리고 가계대출을 줄이는 포트폴리오 조정까지 필요해 양적 성장률 달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올해와 달리 내년엔 이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인해 연체율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대출자산을 늘리기 쉽지 않은 데다 금리 상승폭도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보니 은행들이 보수적으로 경영계획을 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앞서 금융연구원도 내년도 국내 은행의 대출자산 성장률은 명목 경제성장률 안팎(기업대출 4.74%, 가계대출 2.7%)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상미/박신영/김순신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