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결혼 반대하는 남자친구 부모 … 이혼한 게 죄가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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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지난 7월 발표한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혼건수는 9300건으로 전년 동월보다 1100건(1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혼이 보편화되면서 우리 주위에서 이른바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로 이혼한 여성이나 남성을 이르는 말)을 만나는 게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사회적인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돌싱녀 A씨가 체감하는 장벽은 높기만 하다.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혼한 게 죄가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로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다.
A씨는 남편과 이혼하면서 회사를 그만두었고 새로운 직장에 입사했는데 그곳에서 전 직장동료B씨와 우연히 재회해 교제를 하게 됐다.
A씨는 이혼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받아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웠고, 자신이 돌싱이라는 사실 때문에 만남이 망설여졌지만 그럴 때마다 항상 힘이 되는 말을 해주던 B씨와 결혼까지 생각하게 됐다.
교제를 시작한 지 2년쯤 됐을 때 B씨 부모님은 A씨를 만나고 싶어했다.
정식으로 마주한 자리에서 부모님은 A씨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고 "내년쯤 결혼을 하라"고 종용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친구들은 "아이도 없는데 돌싱이라고 말 안 하면 남자친구 부모님은 모르실거야"라고 말했고 A씨 부모님은 "그래도 얘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해서 오락가락 결정을 할 수 없었다.
결국 B가 부모님께 직접 말씀드리는 걸로 결정했지만 이후 수일이 지나도록 이에 대해 언급이 없었다.
"바빠서 말씀 못 드렸다", "내일 말하겠다" 차일피일 미루는 게 수상해서 다그치니 남자친구의 반응은 절망적이었다.
"부모님이 반대하고 헤어지라고 난리도 아니었어"
막상 그런 말을 들으니 A씨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내가 잘못한 게 없이 이혼을 했어도 이혼 했다는 자체만으로 고개를 들 수 없다는 것이 슬펐다"면서 "혹시 어쩔 수 없이 B씨 부모님이 결혼을 허락한다 해도 좋은 모습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을지 고민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안타깝지만 부모 마음은 다 똑같다. 남자친구 부모님을 원망하진 마라.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혼이 죄는 아니지만 초혼인 상대와 비교하면 결점인 건 당연하다. 서운하거나 원망스러워할 일은 아닌 듯하다", "이혼이 죄는 아니지만 남자친구 부모 입장에서 싫어할 권리는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남자친구가 알아서 해결했어야 하는 일이다. 여자친구가 뻔히 돌싱인거 알면서도 결혼하겠다 마음 먹었으면 부모를 설득한 자신이 있어서 아닌가. 총각 아들이 돌싱 여자랑 결혼하겠다는데 그걸 두말없이 찬성할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나. 반대가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결할 방법도 없으면서 무작정 결혼하자는 남자친구가 이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혼인을 하게 될 경우 상대방에게 중요한 사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결혼, 자녀, 학력, 직업 등이 중요한 사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만약 이 같은 중요한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기망한 경우에는 혼인 취소나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런데 이는 상대방 본인에게 이야기하면 될 뿐 굳이 상대방 부모님에게까지 이야기할 법적 의무는 없다. 그래도 법적 의무를 떠나 도의상 상대방이나 부모님에게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사회적인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돌싱녀 A씨가 체감하는 장벽은 높기만 하다.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혼한 게 죄가 되나요"라는 제목의 글로 자신의 고민을 토로했다.
A씨는 남편과 이혼하면서 회사를 그만두었고 새로운 직장에 입사했는데 그곳에서 전 직장동료B씨와 우연히 재회해 교제를 하게 됐다.
A씨는 이혼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받아 사람을 만나는 게 두려웠고, 자신이 돌싱이라는 사실 때문에 만남이 망설여졌지만 그럴 때마다 항상 힘이 되는 말을 해주던 B씨와 결혼까지 생각하게 됐다.
교제를 시작한 지 2년쯤 됐을 때 B씨 부모님은 A씨를 만나고 싶어했다.
정식으로 마주한 자리에서 부모님은 A씨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고 "내년쯤 결혼을 하라"고 종용하고 있었다.
그 말을 듣고 A씨는 고민에 빠졌다. 친구들은 "아이도 없는데 돌싱이라고 말 안 하면 남자친구 부모님은 모르실거야"라고 말했고 A씨 부모님은 "그래도 얘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해서 오락가락 결정을 할 수 없었다.
결국 B가 부모님께 직접 말씀드리는 걸로 결정했지만 이후 수일이 지나도록 이에 대해 언급이 없었다.
"바빠서 말씀 못 드렸다", "내일 말하겠다" 차일피일 미루는 게 수상해서 다그치니 남자친구의 반응은 절망적이었다.
"부모님이 반대하고 헤어지라고 난리도 아니었어"
막상 그런 말을 들으니 A씨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A씨는 "내가 잘못한 게 없이 이혼을 했어도 이혼 했다는 자체만으로 고개를 들 수 없다는 것이 슬펐다"면서 "혹시 어쩔 수 없이 B씨 부모님이 결혼을 허락한다 해도 좋은 모습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을지 고민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안타깝지만 부모 마음은 다 똑같다. 남자친구 부모님을 원망하진 마라.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혼이 죄는 아니지만 초혼인 상대와 비교하면 결점인 건 당연하다. 서운하거나 원망스러워할 일은 아닌 듯하다", "이혼이 죄는 아니지만 남자친구 부모 입장에서 싫어할 권리는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남자친구가 알아서 해결했어야 하는 일이다. 여자친구가 뻔히 돌싱인거 알면서도 결혼하겠다 마음 먹었으면 부모를 설득한 자신이 있어서 아닌가. 총각 아들이 돌싱 여자랑 결혼하겠다는데 그걸 두말없이 찬성할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나. 반대가 당연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결할 방법도 없으면서 무작정 결혼하자는 남자친구가 이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혼인을 하게 될 경우 상대방에게 중요한 사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면서 "결혼, 자녀, 학력, 직업 등이 중요한 사실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만약 이 같은 중요한 사실에 대해 적극적으로 기망한 경우에는 혼인 취소나 이혼 사유가 될 수도 있다"면서 "그런데 이는 상대방 본인에게 이야기하면 될 뿐 굳이 상대방 부모님에게까지 이야기할 법적 의무는 없다. 그래도 법적 의무를 떠나 도의상 상대방이나 부모님에게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