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30일 “법질서와 공권력을 엄정하게 확립할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긴급지시했다. 대법원장 차량 화염병 투척, 유성기업 노동조합의 임원 감금 폭행 등 최근 일련의 사건에 대해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이 잇따르자 내린 조치다. 행안부 장관은 정부조직법상 정책수립과 관련해 경찰청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

김 장관은 “법질서 파괴행위에 대해 국민 불안과 우려가 커지고 있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공권력 확립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경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29일 송무빈 서울지방경찰청 경비부장(경무관)의 인사 항명 파동과 관련해 “경찰의 공직 기강과 인사 제도와 관련해 국민 입장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해달라”고 경찰위원회에 요청했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 임명제청 동의 등 통상적 안건을 제외하고 경찰위원회에 별도 안건을 부칠 것을 긴급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경찰위원회는 경찰법에 따라 행안부 산하에 두는 합의제 행정조직이다. 경찰 인사 예산 장비, 부패방지 등 정책에 대한 심의 의결을 한다. 그러나 경찰 인사 자체에 간섭할 수 있는 권한은 없다. 경찰위원회는 송무빈 인사항명 파동 등과 관련해 김 장관이 요청한 안건을 오는 3일 정기회의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