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보도…"트럼프 옛 변호사 코언이 푸틴측과 펜트하우스 선물 논의"
"모스크바 트럼프타워에 560억짜리 푸틴 펜트하우스 만들려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 트럼프 타워를 지으려던 계획에 5천만 달러(한화 560억원)짜리 펜트하우스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주는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보고받았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에도 한동안 '모스크바 프로젝트'가 유지됐다는 증언이 새로 나온 터라 이와 맞물려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수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또 다른 타격이 될지 주목된다.

30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의 러시아 태생 사업 동료였던 펠릭스 세이터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푸틴 대통령에게 모스크바 트럼프 타워의 펜트하우스를 주는 방안이 검토됐다.

푸틴 대통령을 끌어들이면 트럼프 타워의 가치를 한층 증대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CNN은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푸틴 대통령의 공보 책임자와 이런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고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를 인용해 전했다.

버즈피드는 펜트하우스 가격이 5천만 달러에 매겨졌으나 푸틴 대통령에게 선물로 주어질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를 맡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대통령은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이런 컨셉이 제안서나 계약서 초안으로 공식화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모스크바 트럼프타워에 560억짜리 푸틴 펜트하우스 만들려했다"
펜트하우스 보도가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코언의 모스크바 프로젝트 관련 진술 번복 때문이다.

코언은 29일 뉴욕연방법원 재판에서 모스크바 프로젝트가 트럼프의 대선후보 선출 이후인 2016년 6월까지 살아있었고 트럼프와 가족에게 당시 프로젝트의 진전상황을 업데이트해줬다면서 대선후보 선출 이전인 2016년 1월 프로젝트가 종결됐다는 기존의 진술을 뒤집었다.

그는 2016년 1월 푸틴 대통령의 공보비서인 드미트리 페스코프에게 이메일을 보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는 진술도 번복했다.

코언은 2016년 1월 페스코프의 실무자와 통화하면서 프로젝트 전반을 설명하고 진전을 위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언은 같은 해 5월에는 세이터로부터 '페스코프가 다음 달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경제포럼에서 만나보고 싶어하며 푸틴 대통령이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인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갈을 받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코언은 다음달인 6월 14일 세이터를 만나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코언과 특검이 재판 중 트럼프 대통령을 '개인 1'(Individual 1)로 지칭했다면서 현재의 상황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법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스크바 트럼프타워에 560억짜리 푸틴 펜트하우스 만들려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의 숙원이었던 모스크바 프로젝트를 상세히 조명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6년 모스크바를 방문한 뒤 모스크바 한복판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초호화 트럼프 타워를 세울 계획을 했다.

그는 1997년 플레이보이지 인터뷰에서 "모스크바는 거대해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계획은 생각만큼 잘 진전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2013년 모스크바를 방문하면서 프로젝트를 되살리려는 생각에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아갈라로프 부자(父子)를 만나기도 했으나 역시 잘되지 않았다.

프로젝트는 2015년 10월 러시아 부동산 개발업자 안드레이 로조프와 손잡으면서 다시 추진되기 시작했으나 또다시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코언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페스코프에게 눈을 돌리게 됐다고 AP는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