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리 아르헨 대통령 기자회견…佛 대통령, 무함마드 왕세자와 면담 추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사건의 배후로 의심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지인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가운데 왕세자를 둘러싼 의혹들이 정상회의 기간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양자회담 후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카슈끄지 살해사건과 예멘 전쟁 범죄와 관련해 무함마드 왕세자에 대해 제기된 비난이 G20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는 G20 회원국이라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이라면서 "세계에 영향을 미친 이(카슈끄지 살해사건) 문제는 테이블에 올려져 있다.

양자 회담에서 거론될 수도, 아닐 수도 있으며 정상회의 의제로 다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사우디 왕세자와의 면담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카슈끄지 살해사건은 매우 심각하다"면서 "정상회의 가장자리서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 그를 향해 제기되는 비난을 논의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상회의에 참석한 유럽 정상들이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기를 원한다"면서 "터키와 사우디 양국의 수사가 카슈끄지 유가족과 국제사회에 상황을 명확히 설명해줄 것임을 믿고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제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HRW)는 지난 26일 아르헨티나 사법당국에 보편적 사법관할권을 행사해 예멘에서 벌어진 사우디 군 주도의 민간인 학살과 카슈끄지의 살해사건 등 반인권범죄 혐의로 무함마드 왕세자의 처벌을 요청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 사법당국은 사우디 왕세자에 대한 조사개시 여부를 판단하려고 터키와 예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련 정보를 확인하는 등 초기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사우디 지도자들을 비판하는 칼럼을 자주 썼다가 살해당한 카슈끄지는 10월 2일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영사관으로 불려가 취조를 받다가 살해된 뒤 시신이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배후로 지목된 무함마드 왕세자가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해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튀니지를 거쳐 전날 G20 정상회의 개최지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