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G20서…"대북 일방적 양보 요구, 기존 합의 무산시킬 수도"
"美 INF 탈퇴 추진, 군비경쟁 초래…보호주의는 국제경제 체제 훼손"
푸틴 "北 무장해제 행보 화답으로 대북 제재 점차 완화해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 행보에 대해 대북 제재 완화로 화답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도착한 푸틴 대통령은 현지 첫 일정으로 러시아가 참여하는 신흥경제국 모임인 브릭스'(BRICS)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푸틴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서 진전이 나타난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북한의 일방적 양보에 대한 최후통첩식 요구는 기존 합의를 무산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따라서 북한의 무장 해제 행보에 대한 화답으로 대북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 행보에 대한 화답으로 미국 등 한반도 비핵화 협상 관련국들이 대북 제재 완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미국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탈퇴 움직임에 대해서도 거듭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비확산 및 군비축소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미국의 INF 조약 탈퇴 가능성과 '뉴스타트'(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새 전략무기감축협정) 문제와 관련한 불명확한 입장 등은 통제되지 않는 군비 경쟁의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냉전 시대 군비경쟁을 종식한 문서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러시아가 INF 조약을 준수하지 않는다며 이 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할 수 있는 핵탄두의 수에 상한을 두는 조약이다.

2010년 체결돼 2021년 만료를 앞두고 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에 대해서도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그는 "불법적인 일방적 제재수단 이용이라는 비도덕적 관행과 유엔 헌장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등을 우회하는 보호무역주의 조치, 비양심적 경쟁 등은 국제 경제 시스템을 훼손하고 국제 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통상 분쟁은 WTO의 틀 내에서 전적으로 모든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