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부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냉전에 마침표를 찍은 대통령'이라고 평가하며 추모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 조종사로 일본과의 전쟁에 참전했던 적이 있다는 '인연'도 소개했다.

NHK는 1일 "부시 전 대통령은 1988년 대통령에 당선된 뒤 당시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의 개혁노선을 지지하며 협조했다"며 "1989년에는 몰타회담에서 냉전 종결을 선언함으로써 2차대전 후 길게 이어졌던 미소 대립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전했다.

이어 "1990년에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걸프 위기가 발생했을 때 이를 강하게 비난하고 다음 해에는 다국적군을 조직해 걸프 전쟁 돌입을 결단했다"며 "이라크군을 몰아내 쿠웨이트를 해방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NHK는 "그러나 미국의 경기 후퇴 등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며 재선을 노리던 1992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에게 패했다"고 소개했다.

교도통신은 "부시 전 대통령과 일본과의 인연은 얕지 않다"며 "2차대전 중인 1944년에 그는 해군 조종사로 일본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앞바다에서 일본군의 공격을 받고 추락했다.

그는 추락했던 해상에서 미군 함선에 구조된 일도 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 1992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는 감기로 컨디션이 나빠져 만찬 도중에 쓰러지는 일도 있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그는 재임 중 일본에 대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자동차의 대미수출을 제한하는 대신 농산물등의 수입자유화를 요구했었다"며 "그 후 경기불황을 타개하지 못하고 지지율이 낮아지며 재선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日도 부시 추모…"미·소 대립 종지부, 2차대전땐 對日 참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