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 관세확전 피했다…미중 정상, G20 멍석서 '석달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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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류허, 곧 90일 협상 나설 듯…트럼프 '펜타닐·퀄컴·농산물' 성과
백악관 "구조 변화" 中기술굴기 정조준…협상 험로 예고 내년 초부터 세계 경제 1,2위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다.
미국과 중국 정상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에서 담판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좌한 것은 올해 중순 '관세전쟁의 포성'이 울린 이후로는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없이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90일간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조건부 휴전'이다.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감안해 절충점을 내놓을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예상보다 긴 2시간 30분간 만찬 회동을 이어간 것도 이러한 현실적 딜레마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불균형한 무역 구도와 맞물려 양측 화력에서는 차이가 작지 않지만, 이른바 '관세 전면전'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서로 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중 정상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중간 지대'를 선택한 셈이다.
전격적으로 무역갈등을 해소하는 낭보까지는 아니지만,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컸던 글로벌 금융시장으로서도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 파국 미루고 현실적 절충점 찾은 미중 정상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물을 요약하면 '확전 자제'다.
양국 정상은 내년 1월 1일 이후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기존 관세율도 상향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앞으로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미·중 양국 정상이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조치를 부과한 중국산 수입품은 약 2천500억 달러(283조 원) 규모다.
지난 7~8월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9월에는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내년 1월 1월부터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고, 나머지 2천67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도 추가로 관세를 부과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 입장이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최고 25%의 관세가 매겨진다.
1천100억 달러(123조 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한 중국도 즉각적인 대응으로 응수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따라 이러한 '관세전쟁 확전'의 우려는 당분간 잦아들게 됐다. ◇ 트럼프, 휴전카드로 '펜타닐·퀄컴·농산물' 성과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추가관세 부과를 미루는 조건으로, 몇 가지 부수적인 성과물을 챙겼다.
우선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펜타닐'(fentanyl) 규제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매우 중요하게도 시진핑 주석은 펜타닐을 규제 약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미국에 펜타닐을 판매하는 사람은 중국에서 법정 최고형에 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약효가 최대 50배 강한 합성 진통·마취제로,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주요 공급원이라고 지목하고 중국 당국의 협력을 요구해왔다.
'무역 담판'의 테이블에서는 다소 뜬금없지만 '오피오이드와의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미국 사회적으로 의미심장한 합의를 끌어낸 셈이다.
중국 당국의 제동으로 사실상 무산됐던 퀄컴의 'NXP 인수' 작업에도 회생의 길이 열렸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폰 칩 메이커인 미국 퀄컴은 'NXP 반도체 인수계약' 승인을 얻어야 하는 9개 시장 가운데 중국만 남겨놨지만, 결국 미·중 무역갈등 속에 최종 허가를 받지 못했다.
무역전쟁의 유탄을 맞아 NXP 인수 포기까지 선언했던 퀄컴으로서는 뒤늦게 재기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중국이 미국산 농업·에너지·산업 제품을 구매하기로 하고, 특히 농산물을 즉시 사들이기로 합의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의미를 둘만 한 부분이다.
그동안 미·중 무역갈등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중서부 '팜 벨트'(농업지대)가 적잖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 '미중 타결' 멍석 깔아준 G20 정상회의
양국 정상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휴전'에 들어간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주요국 정상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면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무역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지난 이틀간 G20 정상들과의 회동에서 글로벌 성장세가 여전히 강하지만 무역긴장이 부정적인 충격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최근에 발표된 관세들이 계속 부과된다면,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0.75%가량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G20 정상들도 이틀 정상회의 일정 내내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미·중 합의의 '멍석'을 깔아준 모양새다.
미·중 타협을 끌어내기 위해 가급적 민감한 쟁점들을 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미국의 입장을 대폭 반영하는 선에서 G20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공동성명은 글로벌 무역갈등의 진앙 격인 보호주의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공감하는 선에서 채택했다.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대한 미국의 입장차도 그대로 인정했다.
미국이 반발하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고 봉합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 어깨 무거워진 므누신-류허…곧 협상 재개할 듯
당장 미·중 무역협상단에게 공이 넘어가게 됐다.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것은 거의 반년만이다.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조만간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DC를 찾아 무역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측 대표단은 기존처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좌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중 양국은 워싱턴DC와 베이징을 오가며 협상을 이어갔지만, 구체적인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전쟁 선전포고'에 들어갔다.
반년 만에 재개되는 무역협상의 결과를 섣불리 낙관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불만을 제기하는 '미·중 무역 불균형'은 그다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8월 386억 달러에서 9월 402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로써 올해 1~9월 대중 무역적자는 3천14억 달러에 달하게 됐다.
근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과녁이 중국의 '기술 굴기(堀起)'라는 점도 변수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른바 '중국제조 2025' 계획에 따라 집중적으로 육성되는 첨단기술 제품들을 대거 포함한 것도 이러한 속내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백악관이 "미·중 정상은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즉각적인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면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요구, 사이버 절도 등을 협상 이슈로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기술패권을 노리는 중국 정부로서는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이 때문에 '므누신-류허 담판'이 재개되더라도 뾰족한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녹록지 않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연합뉴스
백악관 "구조 변화" 中기술굴기 정조준…협상 험로 예고 내년 초부터 세계 경제 1,2위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다.
미국과 중국 정상이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무대에서 담판한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좌한 것은 올해 중순 '관세전쟁의 포성'이 울린 이후로는 처음이다.
다만 구체적인 합의 없이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90일간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조건부 휴전'이다.
시장의 과도한 우려를 감안해 절충점을 내놓을 것으로도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예상보다 긴 2시간 30분간 만찬 회동을 이어간 것도 이러한 현실적 딜레마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불균형한 무역 구도와 맞물려 양측 화력에서는 차이가 작지 않지만, 이른바 '관세 전면전'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는 서로 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미·중 정상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중간 지대'를 선택한 셈이다.
전격적으로 무역갈등을 해소하는 낭보까지는 아니지만, 미·중 무역갈등에 대한 우려가 컸던 글로벌 금융시장으로서도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 파국 미루고 현실적 절충점 찾은 미중 정상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물을 요약하면 '확전 자제'다.
양국 정상은 내년 1월 1일 이후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기존 관세율도 상향 조정하지 않기로 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앞으로 90일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미·중 양국 정상이 추가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한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조치를 부과한 중국산 수입품은 약 2천500억 달러(283조 원) 규모다.
지난 7~8월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9월에는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내년 1월 1월부터 2천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이고, 나머지 2천67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도 추가로 관세를 부과한다는 게 트럼프 행정부 입장이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최고 25%의 관세가 매겨진다.
1천100억 달러(123조 원)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한 중국도 즉각적인 대응으로 응수한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 따라 이러한 '관세전쟁 확전'의 우려는 당분간 잦아들게 됐다. ◇ 트럼프, 휴전카드로 '펜타닐·퀄컴·농산물' 성과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추가관세 부과를 미루는 조건으로, 몇 가지 부수적인 성과물을 챙겼다.
우선 마약성 진통제(오피오이드) '펜타닐'(fentanyl) 규제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매우 중요하게도 시진핑 주석은 펜타닐을 규제 약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이는 미국에 펜타닐을 판매하는 사람은 중국에서 법정 최고형에 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펜타닐은 헤로인보다 약효가 최대 50배 강한 합성 진통·마취제로, 미국은 그동안 중국이 주요 공급원이라고 지목하고 중국 당국의 협력을 요구해왔다.
'무역 담판'의 테이블에서는 다소 뜬금없지만 '오피오이드와의 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미국 사회적으로 의미심장한 합의를 끌어낸 셈이다.
중국 당국의 제동으로 사실상 무산됐던 퀄컴의 'NXP 인수' 작업에도 회생의 길이 열렸다.
세계 최대의 모바일폰 칩 메이커인 미국 퀄컴은 'NXP 반도체 인수계약' 승인을 얻어야 하는 9개 시장 가운데 중국만 남겨놨지만, 결국 미·중 무역갈등 속에 최종 허가를 받지 못했다.
무역전쟁의 유탄을 맞아 NXP 인수 포기까지 선언했던 퀄컴으로서는 뒤늦게 재기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중국이 미국산 농업·에너지·산업 제품을 구매하기로 하고, 특히 농산물을 즉시 사들이기로 합의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의미를 둘만 한 부분이다.
그동안 미·중 무역갈등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기반인 중서부 '팜 벨트'(농업지대)가 적잖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 '미중 타결' 멍석 깔아준 G20 정상회의
양국 정상이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휴전'에 들어간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주요국 정상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면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국제통화기금(IMF)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글로벌 무역갈등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지난 이틀간 G20 정상들과의 회동에서 글로벌 성장세가 여전히 강하지만 무역긴장이 부정적인 충격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면서 "최근에 발표된 관세들이 계속 부과된다면, 오는 2020년까지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0.75%가량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G20 정상들도 이틀 정상회의 일정 내내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미·중 합의의 '멍석'을 깔아준 모양새다.
미·중 타협을 끌어내기 위해 가급적 민감한 쟁점들을 피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미국의 입장을 대폭 반영하는 선에서 G20 공동성명이 채택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공동성명은 글로벌 무역갈등의 진앙 격인 보호주의를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에 공감하는 선에서 채택했다.
지구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 기후변화협정에 대한 미국의 입장차도 그대로 인정했다.
미국이 반발하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지 않고 봉합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체면을 살려준 셈이다.
◇ 어깨 무거워진 므누신-류허…곧 협상 재개할 듯
당장 미·중 무역협상단에게 공이 넘어가게 됐다.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것은 거의 반년만이다.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조만간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DC를 찾아 무역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측 대표단은 기존처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좌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중 양국은 워싱턴DC와 베이징을 오가며 협상을 이어갔지만, 구체적인 타결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전쟁 선전포고'에 들어갔다.
반년 만에 재개되는 무역협상의 결과를 섣불리 낙관하기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트럼프 행정부가 불만을 제기하는 '미·중 무역 불균형'은 그다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8월 386억 달러에서 9월 402억 달러로 증가했다.
이로써 올해 1~9월 대중 무역적자는 3천14억 달러에 달하게 됐다.
근본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과녁이 중국의 '기술 굴기(堀起)'라는 점도 변수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이른바 '중국제조 2025' 계획에 따라 집중적으로 육성되는 첨단기술 제품들을 대거 포함한 것도 이러한 속내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백악관이 "미·중 정상은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즉각적인 협상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면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기술이전 요구, 사이버 절도 등을 협상 이슈로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기술패권을 노리는 중국 정부로서는 쉽게 양보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이 때문에 '므누신-류허 담판'이 재개되더라도 뾰족한 합의점을 도출하기는 녹록지 않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