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업계가 중국 2위 밍타이알루미늄의 국내 진출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생산품목이 대부분 국내 업체와 중복되는 데다 사업 확대 때 규제할 법적 수단이 없어 향후 2~3년 내 국내 산업이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밍타이알루미늄은 한국 내 법인(광양알루미늄공업)을 세우고 전남 광양시 경제자유구역 내 세풍일반산업단지에 입주 계약(7만5000㎡)을 마친 데 이어 이달 건축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밍타이는 알루미늄 스트립(판재) 10만t과 포일(박) 2만t을 생산하고 6000만달러까지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생산품목이 국내 업체와 대부분 겹쳐 기존 시장 잠식 가능성이 높고 환경 문제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밍타이가 국내에서 생산하면 외국인투자기업 유치 혜택에 따른 불공정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정부 보조금(8~10%)과 국내 외투기업에 대한 지방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 등으로 국내 제조기업이 원가 경쟁에서 불리해 도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밍타이가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을 넘나들며 가격 질서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을 미·중 무역전쟁을 피하는 우회 수출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은 지난 4월부터 중국 알루미늄박(포일) 업체에 덤핑관세(48~106%)와 상계관세(17~80%)를 부과하고 있다. 비철금속업계에서는 밍타이가 원산지를 한국산으로 변경해 수출할 경우 미국과의 통상 마찰 가능성이 높아 국가 전체에 대한 수출 쿼터 제한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