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타계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타이거 우즈가 2007년 7월 미국 메릴랜드의 베데스다에서 열린 AT&T프로암 대회에서 함께 카트로 이동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달 30일 타계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타이거 우즈가 2007년 7월 미국 메릴랜드의 베데스다에서 열린 AT&T프로암 대회에서 함께 카트로 이동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달 30일 타계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야구와 골프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긴 유명한 스포츠광이었다. 왼손잡이 1루수로 소속 대학팀(예일대)을 2년 연속 ‘대학야구 월드시리즈’에 진출시킬 정도로 야구를 잘했다. 은퇴한 이후인 2014년엔 구순(九旬)의 나이로 스카이다이빙에 나섰을 만큼 열정과 의지가 남달랐다. 특히 골프는 그의 곁을 평생 떠나지 않은 ‘생애 스포츠’였다.

부시 전 대통령의 골프사랑은 가족 내력과 맞닿아 있다. 그의 외할아버지 조지 허버트 워커는 1920년대 미국골프협회(USGA) 회장으로 일했고, 외조부 이름은 미국과 영국의 아마추어 대항전인 워커컵 대회 명칭이 됐다. 부시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1996년 프레지던츠컵 골프 대회 명예의장, 미국프로골프협회(PGA) 명예회원, 미국골프협회(USGA) 박물관 명예회장 등을 맡으면서 골프와의 인연을 이어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1997년 PGA 공로상, 2008년 USGA 밥 존스상, 2009년 PGA 투어 공로상 등을 받았고, 2011년에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핸디캡 11 정도로 알려진 그의 골프 스타일은 한마디로 ‘속전속결’형이었다는 게 그와 동반한 많은 이들의 전언이다. 프레지던츠컵 대회 등 다양한 골프 현장에서 여러 차례 그를 만나고 라운드를 함께한 타이거 우즈도 그중 한 명이다. 2일(한국시간) 열린 히어로월드챌린지에 출전 중인 우즈는 부시 전 대통령의 타계 소식에 “골프를 함께하기 정말 좋은 분이었다. 겸손하고 소탈하기 그지없었던 분”이라며 안타까움과 애도를 표했다.

특히 부시 전 대통령은 골프를 빨리 치는 걸 무척 좋아했다는 게 우즈의 설명이다. 우즈는 “그와 속도를 맞추려면 한 라운드를 2시간30분 정도에 끝내야 한다”며 “어드레스 후 타깃을 한 번 본 뒤 지체 없이 공을 때리는 속전속결형 스타일이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와 함께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가 얼마나 골프를 사랑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그의 이름은 골프와 동의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USGA, 영국왕립골프협회(R&A) 등 골프 관련 단체는 물론 톰 왓슨, 그렉 노먼, 안니카 소렌스탐, 저스틴 토머스 등 많은 프로골퍼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부시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의 글을 올렸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