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어음 업무 1년 한국투자증권 "투자자에겐 고수익 상품…기업에는 성장 기회 제공"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업무를 총괄하는 전태욱 종합금융담당 상무(사진)는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 마켓인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발행어음 1호 사업자로서 투자자에게는 고수익 상품을, 기업에는 성장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 중 처음으로 지난해 11월 발행어음 업무를 시작했다. 만기 1년 이하 어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을 기업금융 등에 투입해 수익을 낸다. 지난달 말 기준 발행어음 잔고 3조7000억원을 돌파했고 연내 4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발행어음 금리는 연 1.8~3.0%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 중 약 60%를 기업금융에 투입했다. 전 상무는 중견 제지회사에 돈을 빌려줘 회생절차의 원만한 진행을 도왔던 일과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벤처기업에 지분 투자를 한 일 등을 대표적인 기업금융 사례로 꼽았다. 중소·벤처기업 전문투자펀드에 자금을 대기도 했다.

전 상무는 “회수까지 끝낸 투자 중 손실을 보거나 역마진을 낸 건은 한 건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험자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경영자의 능력”이라며 “가능성 있는 기업에 자금을 대면 기업의 성장이 성공적인 회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전 상무는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저축은행 등 계열사와 연계해 기업금융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금 운용 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현재 26명인 인력을 내년에 40명까지 늘리고, 운용담당 부서도 현재 1개에서 2개로 확충할 계획이다. 전 상무는 “두 차례에 걸쳐 투자 적정성을 심의하고 내부 변호사가 철저하게 법률 검토를 하는 등 안전성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르면 이달 달러표시 발행어음도 선보일 계획이다. 원화 발행어음보다 고금리로 책정될 전망이다. 전 상무는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이나 수출입 업무를 하는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달러를 굴리려는 수요가 많다”며 “증권사로서도 달러표시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달러를 운용하면 환헤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에서도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 상무는 “미국 텍사스주 가스발전 인프라사업에 메자닌 투자자로 나서 회수까지 성공리에 마치기도 했다”며 “이런 이력이 쌓이면 해외로부터 좋은 투자 기회가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