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업체 33개사가 기술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활용해 현금을 확보했다. 완성차업체의 실적이 나빠지면서 직격탄을 맞은 부품업체들이 ‘돈줄’이 말라가자 정부 신세를 지고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평가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은 지난달 26일 특수목적법인(SPC)인 ‘2018기보제이차유동화전문 유한회사’를 통해 1064억원 규모의 P-CBO를 발행했다. 발행 실무를 맡는 주관사는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이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P-CBO의 신용등급을 AAA로 평가했다. P-CBO는 기술보증기금 같은 정부 기관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새로 발행하는 회사채와 대출채권을 인수해 이들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일종의 자산유동화증권이다.

이번 P-CBO의 기초자산은 기업 133곳이 지난달 23일 발행한 회사채와 대출채권이다. 이 가운데 자동차 부품업체는 33곳에 이른다. 현대·기아자동차 1차 협력사로 자동차 금형을 생산하는 현성테크노(발행금액 26억원), 자동차 변속기를 제작하는 엠엠에이티(19억원), 삼우금형(15억원) 성림첨단산업(12억원) 등이다.

적잖은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P-CBO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상장된 자동차 부품회사 85곳 가운데 40곳이 올해 3분기(7~9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15곳)보다 25곳 늘어났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인 리한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데 이어 중견 부품사 다이나맥, 금문산업 등이 줄줄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자동차 부품업계 영업여건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