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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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금융소비자들의 재테크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향후 시중금리가 따라 오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당분간 공격적인 '빚테크(빚+재테크)'보다는 현금성자산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이 올해 시장에 꾸준히 인상 신호를 전달한 끝에 금리를 올린 만큼 예견된 금리 인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번주 수신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추후 대출금리 상승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을 염두에 두고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빚테크 전략'이 유효했지만 이제는 현금성 자산 비중을 상대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재필 하나은행 Club1 PB센터지점 골드PB 부장은 "빚테크는 지양해야 할 시점"이라며 "금리 인상과 대외변수 추이 등에 비춰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현금성 자산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기준금리 인상분이 반영되는 정기예금 상품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이번주부터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올리기로 결정했다. 우리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NH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이 이번주 중으로 적금과 정기예금 금리를 0.1∼0.3%포인트 수준 올린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예금금리를 0.2∼0.5%포인트씩 인상했다.

고 부장은 "당분간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기 어렵다는 컨센서스(금융권 평균 전망치)를 고려하면 1년짜리 정기예금 등을 활용, 자금 일부를 운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출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까. 우선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섣불리 기존 변동금리 대출분을 고정금리 대출상품으로 갈아타지는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분이 이미 시중금리에 상당부분 반영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연속적으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 역시 이 같은 의견을 뒷받침했다. 통상 고정금리 상품의 이자가 변동금리보다 높기 때문에 실제 차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명숙 우리은행 WM자문센터 부장은 "기존 집단대출 등을 활용해 대출받은 차주들은 가산금리가 높지 않아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기보다는 유지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대출의 경우 현재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구간인 만큼 단기적으로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발표 주기를 고려하면 이달 18일께부터 시중은행의 변동금리가 추가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통상적으로는 3년 이하 단기 대출의 경우 변동형 주담대 상품이 이자부담을 덜 수 있는 만큼 개인별로 면밀한 대출금리 비교를 거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했다.

향후 재테크 전략의 향배는 미국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 신흥국의 금융위기 불안감 등 대외변수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은이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기가 쉽지 않은 국면이지만 대외변수 여파로 코픽스 금리가 추가적으로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는 올 10월까지 12개월 연속 상승했다.

김현식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팀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미중 무역분쟁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이 반영되면서 코픽스 금리가 그동안 꾸준히 올랐다"며 "내년 자산관리 전략에도 이 같은 요인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에도 대외변수와 이에 따른 세계 실물경기 추이를 지켜보면서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갈 것을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