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를 훌쩍 넘긴 이들 모임에는 기혼자가 여럿 있지만 그중 아이가 있는 친구는 B씨 뿐이다.
A씨는 "B의 아이가 벌써 내년이면 초등학생인데 갓난아이 때부터 한 번도 모임에 안 데리고 온 적이 없다"면서 "매달 자동이체로 회비 걷는데 아이가 제법 크다 보니 이제 밥도 1인분 먹고 음료도 따로 먹으니 5명이 만나도 6인분을 시키게 된다"고 전했다.
B 혼자만 회비를 두 배로 쓰고 있는 셈.
A씨를 비롯해 친구들 모두 이런 상황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지 않았다. B에게 혼자 나올 순 없느냐 물어봐도 "남편이 주말엔 쉬려고 해서 데리고 나와야 한다"고 말 하곤 했다.
문제는 이들이 첫 해외 우정여행을 계획하면서 발생했다.
몇 년간 모은 회비로 항공권이랑 리조트 예약하려 하는데 B는 당연한 듯이 "나는 아이랑 같이 방 써야 하니까 넓은 거 예약해서 혼자 방 쓸게"라고 말했다.
해외여행까지 아이를 데려가겠다는 말에 A는 당황했다. B씨는 아이 항공권이나 호텔비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조심스럽게 "이번 여행은 우정 기념 여행인데 남편에게 한 번만 봐 달라고 하면 안 되냐"고 물었지만 "신랑도 주말엔 쉬어야지 봐 주겠어?"라며 장난 식으로 넘어가려 했다.
A씨는 "친구가 눈치 없는 것만 빼면 다른 불만은 없기 때문에 이런 일로 우정을 깨거나 싸우고 싶지는 않은데 기분 나쁘지 않게 우리끼리만 여행 가자고 할 방법이 없겠느냐"고 자문을 구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여행 전에 합의점 못 찾으면 그냥 안 가는 게 낫다. 현지 가서 돈 쓰면서 감정상할 수 있다", "B에게 정확하게 얘기해서 계산해야 한다. 그럴 자신 없으면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게 나을 듯", "친구들이 다 둥글둥글 한가 보다. 우리 모임에서는 아이 데려온다고 하면 '그럼 넌 다음에 보자!' 한다. 친구가 서운해하면서 '너네도 아이 생기면 내 마음 알 거야'했지만 '미안한데 그때 가서 너한테 사과할게, 지금은 아이 없을 때 편하게 즐기고 싶어'라고 말했다", "친구한테 아이 항공권과 호텔 비용 금액을 알려주며 부치라고 해라. 친구들 중 누구 하나가 총대 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