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정부에 협상 요구…'집단폐원' 입장서 한발 물러서

협상단 구성…"유치원 3법 통과 시 내부의견 모아 대응 결정"
"원아모집 미룬 유치원 주말까지 설득"…시설사용료는 계속 요구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합리적인 '출구방안' 마련 등을 의제로 3일 정부에 협상을 요구했다.

한유총은 이날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사립유치원 정상화를 위한 협상단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유아교육 혁신추진단'이라는 이름의 한유총 협상단은 송기문 경기지회장을 단장으로 해 총 6명으로 구성된다.

협상단원은 주말까지 결정될 예정이다.

한유총은 "지난 60여일간 비난도 받았지만 많은 격려와 응원도 받았다"면서 "정부와 의견을 조율해 사립유치원 공공성과 책무성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협상의제로 ▲ 사립유치원 교육과정 편성 운영 자율권 확보 ▲ 공공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사립유치원 모델 정립 ▲ 사립유치원 특수성을 고려한 시설사용료 인정 ▲ 합리적인 '출구방안'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 중 유치원 건물 등 사유재산을 유아교육이라는 공공업무에 투입한 만큼 사용료를 달라는 '시설사용료 인정'은 그간 한유총이 가장 강력하게 주장해온 사안이다.

'출구방안'과 관련해 한유총 관계자는 "단순히 폐원을 허용해달라는 의미가 아니다"면서 "정부가 국공립유치원을 신설하고 싶은 지역의 사립유치원이 폐원을 원할 경우 이를 매입해주는 방안 등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한유총과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작다는 지적에 이덕선 한유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안을 내놓는다면 대화하겠다고 한 바 있다"면서 "사립유치원을 정상화하는 대화에 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사립유치원을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겠다"면서 "학부모 운영위원회 기능 강화 등 유치원 운영에 학부모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국가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 수용 여부와 관련해서는 "구분 회계 등 사립유치원 특성이 반영된다면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원하는 누리과정비 성격을 지원금에서 횡령 시 처벌할 수 있는 보조금으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날 한유총은 내년 신입생 모집을 미루고 있는 사립유치원들도 이번 주말까지는 모집을 시작하도록 설득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 원안 통과 시 집단폐원'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듯한 태도도 보였다.

이덕선 비대위원장은 집단폐원과 관련한 질문에 "(박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이) 원안대로 통과하면 사립유치원을 운영하며 보람을 찾을 수 없다"면서도 "원안대로 통과된다고 하면 내부의견을 모아 추후 대응방안을 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유치원 3법 개정안에 우리 의견이 상당히 담겼다"면서도 해당 개정안에서 빠진 시설사용료와 관련해서는 "'공공요금 수준의 수익률'을 원할 뿐이며 국민이 정해주시는 대로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이날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등 이른바 '유치원 3법' 심사를 진행 중이다.

박용진 의원과 한국당의 개정안을 병합해 논의하고 있다.

여야는 사립유치원 교육비 회계처리방식을 두고 강하게 대치하고 있다.

민주당은 사립유치원 자금을 국가관리로 일원화하자는 입장이고 한국당은 국가지원회계와 일반회계로 이원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