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한일·일한 의원연맹 합동총회 개최…'미래지향적 해법' 모색
방한 日의원, 작년 방일 韓의원 절반 수준…총회 앞두고 탈퇴 의원도
서울서 모이는 한·일 의원들…강제동원 한일 갈등 폭 좁힐까
한국 법원의 강제동원 판결과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해산 등을 둘러싸고 한일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오는 14일 서울에서 한국과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모여 꼬인 한일관계의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주목된다.

4일 교도통신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한일의원연맹(회장 강창일)과 일한의원연맹(회장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은 오는 14일 서울에서 합동총회를 개최한다.

총회에서는 지난 10월말과 지난달 말 잇따라 나온 강제동원 손해배상 판결 등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악화한 한일관계를 복원할 해법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과거사 문제에 대한 한일 의원들 사이의 입장차가 커 양국 의원들이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교도통신은 "일본측 의원들 사이에서 총회에서 발표할 공동성명에 '양국 관계의 악화를 우려한다'는 내용을 넣어 양국간 대화를 재촉하자는 구상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일·일한 의원연맹은 한국의 지일파, 일본의 지한파 의원 모임으로 매년 양국에서 번갈아 합동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서울서 모이는 한·일 의원들…강제동원 한일 갈등 폭 좁힐까
한일관계 악화 국면에서 강경 발언을 연일 쏟아내는 일본 정부와 달리 일한의원연맹 의원들 가운데에는 양국 관계 회복을 중시하는 발언을 하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야당 공산당의 고쿠타 게이지(穀田惠二) 의원은 "개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

피해자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자는 입장에서 대화하자"고 제안했고, 다른 야당인 입헌민주당 소속 한국계 하쿠 신쿤(白眞勳) 의원은 "한일 양국이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민당 소속 의원들의 경우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전 총무회장은 "세계의 상식에 반한다"며 불쾌감을 내비쳤지만, 일한의원연맹 간사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전 관방장관처럼 "우선 한국측이 어떻게 나올지 제대로 지켜보자"며 신중론을 편 인물도 있다.

일한의원연맹 회장인 누카가 후쿠시로 의원은 "한국 정부에 사태의 시정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하면서도 "정부의 외교를 보완하는 형태로 좋은 (한일) 관계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발언했었다.

다만, 올해 총회는 한일관계 악화 상황이 반영돼 일본측 의원들의 참석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연말 일본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한국 의원 58명이나 참석했지만, 교도통신에 따르면 올해 총회 참석차 한국에 오는 일본 의원들의 규모는 절반 수준인 30명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회 개최를 앞두고 한국을 비판하며 일한의원연맹 탈퇴를 선언한 의원도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외무성 출신인 기노우치미노루(城內實) 중의원 의원은 "우호관계는 서로 약속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 전제다.

한국과의 우호관계 촉진은 현재 극히 어렵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며 일한의원연맹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서 모이는 한·일 의원들…강제동원 한일 갈등 폭 좁힐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