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까지 가세한 시위로 경제타격 현실화…상점·호텔·음식점 등 수익 최대 50% 급감
4일 예정된 정부-시위대 협상 무산…마크롱, 세르비아 방문 취소
佛 '노란조끼' 시위 격화일로…80세女, 얼굴에 최루탄 맞아 사망
프랑스의 이른바 '노란 조끼' 시위가 최악의 폭력사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남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벌어진 시위 과정에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A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 마르세유 시위 장소 인근 아파트에 살던 80세 여성이 덧문을 내리던 중 얼굴에 최루탄을 맞아 숨졌다.

이 여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수술 도중 사망했다고 BBC가 현지 언론을 인용해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7일 노란 조끼 시위가 개시된 이래 관련 사망자가 총 4명으로 늘었다.

시위 도중 다친 일부 참가자 가운데 상태가 위중한 사람도 있어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佛 '노란조끼' 시위 격화일로…80세女, 얼굴에 최루탄 맞아 사망
이런 가운데 새로운 계층·직종의 시민들이 시위에 속속 가담하면서 전면적인 반(反)정부 시위로 확산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일 파리에서는 사설 앰뷸런스 운전사들이 노란 조끼 시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십수대의 앰뷸런스를 몰고 콩코르드 광장과 국회 인근 도로를 점거한 채 처우 개선과 의료 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에 "(현 정부의 개혁이) 노동자와 회사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을 해고해야만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심지어 중학생들까지 이번 시위에 동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마크롱 정부의 교육·시험 개혁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노란 조끼 시위를 지지고 나섰는지는 불분명하다고 BBC는 보도했다.
佛 '노란조끼' 시위 격화일로…80세女, 얼굴에 최루탄 맞아 사망
시위가 3주 가까이 지속하면서 경제적 타격도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일반 상점, 호텔, 음식점 등 소비업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경제장관은 AFP에 "(노란 조끼 시위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심각하며 이는 현재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실액을 추산하고자 지난 주말 상공인들을 만난 르메르 장관은 일반 소매점의 매출이 20∼40% 급감했고 음식점과 호텔 역시 수익이 각각 20∼50%, 15∼25%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대규모 폭력 사태로 얼룩진 지난 1일 하루 시위만으로 300만∼400만유로(약 38억∼50억원) 상당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佛 '노란조끼' 시위 격화일로…80세女, 얼굴에 최루탄 맞아 사망
노란 조끼 시위가 전면적인 국가 소요 사태로 번지고 있지만 아직 해결책 마련은 요원한 상태다.

4일로 예정된 정부와 시위대간 협상도 시위대의 거부로 무산됐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의 요청으로 마련된 이번 협상에 응하려는 시위대 일부는 정부와의 협상을 거부하는 시위대 강경파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정치적 반대파들은 궁지에 몰린 '대통령 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과 대선에서 맞붙은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은 "마크롱 대통령이 50년 만에 처음으로 국민을 향해 발포 명령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유류세 인상과 최저 임금 동결 등의 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5일로 예정된 세르비아 방문을 전격 연기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3일 마크롱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한 직후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의 현 시국과 관련해 세르비아 방문 연기를 요청했다"고 언론에 공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파리에서 열린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부치치 대통령의 좌석을 공식석상 밖에 배치하는 실수를 범한 것과 관련해 외교적 봉합을 위해 이틀간의 세르비아 방문을 계획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