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두테르테 "대마초 피웠다" 발언 후 번복 소동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벌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서 "대마초를 피웠다"고 말했다가 급히 번복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4일 필리핀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한 시상식에서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일정이 아침 일찍 시작해 밤늦게까지 30분 간격으로 짜여 녹초가 될 지경이었다며 문제의 발언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나는 깨어 있으려고 대마초를 이용한다"고 말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 같은 말이 논란이 되자 행사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농담이었다"고 번복했다.

그는 발언의 진위를 묻는 기자에게 "정말 내가 대마초를 피운다고 믿느냐"고 반문한 뒤 "나는 농담하고 싶으면 농담한다.

그것을 믿으면 바보"라고 말했다.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단지 농담을 했을 뿐"이라며 "농담으로 분위기를 가볍게 만드는 게 대통령 스타일"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 숨진 사람은 경찰이 밝힌 것만 5천 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재판 없이 진행되는 '초법적 처형'이 성행해 1만 명 이상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