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전부터 대법관감이라는 평"…한국 "재산증식 의지 강했던 분"
김상환 "잘못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 말씀드린다"


김상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4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부동산 다운계약서와 위장전입 전력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실정법을 위반하고 세금을 탈루한 만큼 대법관으로서 도덕성이 부족하다'고 공세를 퍼부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해명과 사과를 끌어내며 대법관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의 중대 결격사유가 아님을 부각했다.

김 후보자는 앞서 청문회 서면 질의·답변 과정에서 1994∼1998년 세 차례 위장전입과 1992∼2002년 두 차례 다운계약서 작성을 인정했다.

이에 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위장전입은 실정법 위반이고, 다운계약서 작성은 취·등록세 의무화 이전이라고 해도 탈세에 해당한다"며 "특히 반포 자이 아파트에 2년 10개월만 거주한 것은 1가구 2주택 비과세 요건을 충족하려고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김 후보자는 지난 2009년 당시 13세, 14세 자녀들에게 주택청약저축을 개설해주기도 했다"며 "부동산을 통해 재산을 증식하려는 의지가 강한 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당 신보라 의원은 "법관이라면 다운계약서 작성이 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그런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 앞에서 엄정하고 공정한 법의 심판자인 대법관이 되기 위해서는 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된다"며 "이런 문제를 가진 대법관들이 대법원을 구성하는 데 대해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김 후보자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2심 재판장으로서 실형 3년을 선고하면서 법정 구속했다"며 "오래전부터 대법관감이라는 평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2005년 7월 이전 위장전입은 고위공직자 인사에서 문제 삼지 않는다"며 "다운계약서 작성도 실거래가 신고가 의무화된 2006년 이전이었다.

법률상 문제는 아니고 다만 국민께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엄호했다.

민주당 신동근 의원도 "의사는 의술로 말하고 판사는 판결로 말한다"며 "김 후보자의 판결과 살아온 역정을 볼 때 자질과 역량이 검증된 대법관 후보자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위장전입의 경우 2005년 7월 이전이었고, 부동산 투기나 자녀 학교 배정 등의 목적도 아니었다"며 "본인의 양심과 도덕적·윤리적 문제가 있지만, 인사에서 배제돼야 할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질타에 거듭 사과했다.

그는 위장전입에 대해 "사려 깊지 못했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데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다운계약서 작성에 대해 "역시 안일하게 법관으로서 사려 깊지 못하게 대처한 것에 대해서 국민과 청문위원들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자는 아파트 거래로 수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얻은 점에 대해선 "부동산 가격 상승을 통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을 텐데, 이런 상황만으로도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여야, 김상환 청문회서 '다운계약서·위장전입' 두고 공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