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휴전했는데'…北 "중미 무역전쟁 치열" 뒷북 보도
세계 경제 1, 2위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 휴전에 합의한 소식이 북한에는 아직 전해지지 않은 듯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미·중 무역이 날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날 발행한 지면 6면에 게재한 '치열해지고 있는 중미무역전쟁' 제목의 정세해설 기사에서 "중미무역 전쟁이 이 해가 다 저물어가는 이 시각까지도 완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두 나라 간의 무역 전쟁이 세계경제장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라거나 "과거의 무역 전쟁들이 그러했듯이 중미무역 전쟁 역시 두 나라에 큰 경제적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과 전망을 내놨다.

신문은 이 기사에서 지난달 23일 있었던 중국 외교부 대변인과 상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찬을 하고 향후 90일간 상대국 수출품에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이 대좌해 무역 담판을 지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한국 시간을 기준으로 지난 2일 오전으로, 북한은 전 세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내용을 이틀 후 발행한 신문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노동신문의 이런 뒷북 보도는 북한 당국이 평소 해외 뉴스와 정보를 엄격히 통제하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체제 유지 차원에서 해외의 모든 뉴스를 차단하고 주민 교육에 필요한 내용이나 공개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내용만 전달하다 보니 주민들이 인지하는데 시차가 발생한다.

또 노동신문의 사설이나 논평, 정세해설 등 대부분 기사가 이틀 이상 사전 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중 무역 전쟁의 휴전 소식이 아직 노동신문 관계자들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