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임금·근로시간 이견 커…현대차 요구 대부분 수용한 듯
광주형 일자리 협상 사실상 타결…그동안 최대 쟁점은
임금을 줄이고 일자리를 만드는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를 둘러싼 광주시와 현대자동차의 투자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광주시는 오는 5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노사민정협의회를 열어 이번 현대차와의 협상 경과와 내용을 공유하고 최종 협상(안)에 대한 공동결의를 논의할 예정이다.

최종 협상안에 대해 노사민정 공동결의가 이뤄지면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와 최종 협의를 마무리하고 6일께 투자협약 조인식을 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를 토대로 최종 협약서에 서명하게 되면 노사 합의를 전제로 민간 기업의 대형 투자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투자유치와는 사뭇 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번 협상은 광주시가 지역 노동계로부터 포괄적 협상 전권을 위임받으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특히 양측의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무엇보다 적정임금과 적정 근로시간에 대한 의견 차이였다.

이번 협상에서는 애초 현대차가 요구했던 초임 연봉 3천500만원, 근로시간 주 44시간 등으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완성차 공장 노동자 평균 연봉 9천만원의 절반 수준인 4천만원 정도가 광주형 일자리의 적정임금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광주시와 현대차의 초기 협상 과정에서 초임 노동자 평균 연봉을 3천500만원 선으로 합의하면서 노동계의 반발이 이어졌다.

또 적정 근로시간과 관련해서도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상 1일 8시간 기준 주 40시간이라는 원칙을 고수했다.

반면 현대차는 주 44시간이 아니라 40시간으로 하자는 것은 특근비를 따로 지급하라는 것이라며 인건비 증가를 우려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광주시는 이러한 임금과 근로시간에 대해 대부분 현대차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협상에서 양측이 사실상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협상 전권을 위임받은 광주시가 현대차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 사실상 타결…그동안 최대 쟁점은
협상 전권을 위임한 노동계가 이를 받아들이느냐가 앞으로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최종 협상(안)의 주요 내용은 안정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한 상생발전협의회 구성 방안, 선진 임금체계 도입, 적정 노동시간 구현과 인력 운영방안 등을 포함하고 있다.

협약서에는 광주시가 법인 자본금 7천억원 중 자기자본금(2천800억원)의 21%(590억원)를 부담해 신설하는 독립법인에 현대자동차가 19%(530억원)를 투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또 협약서에는 그동안 노동계 안팎에서 제기한 적정임금, 적정 근로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개선 등 광주형 일자리 4대 의제가 반영된다.

지난 5월 광주시가 현대차에 제안했던 '5년간 임금·단체협약 협상 유예' 조항이 협상안에 포함됐을지도 관심이다.

이는 노동계가 위헌 가능성을 내세워 강하게 반발했던 조항 중의 하나다.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 대타협을 전제로 현대차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2022년까지 빛그린산단 62만8천㎡ 부지에 연간 10만대 규모 완성차 공장을 세운다는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전체 사업비는 7천억원 정도로 예상한다.

이 중 2천800억원을 참여자 투자로, 나머지 4천200억원을 금융권 차입으로 마련한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

참여자 투자 몫인 2천800억원 가운데 광주시가 590억원(21%)을 우회 투자해 최대 주주로 나서고, 현대자동차가 530억원(19%)을 투자해 2대 투자자로 참여한다
광주시는 공장이 들어서면 직접 고용 1천명, 협력업체 등 간접고용 1만1천여명 등 총 1만2천여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