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증권업계 이익이 전 분기보다 2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0월 급락장 영업이 반영되는 4분기 실적은 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55곳의 3분기 순이익은 9576억원으로 지난 2분기보다 2882억원(23.1%) 감소했다. 3분기 판매관리비(2조295억원)를 4.8% 아꼈지만 수수료 수익(2조1575억원)이 20.3% 줄었다.

증권사 3분기 순이익 23% 감소
수수료수익 중에서도 수탁수수료가 9103억원으로 30.2% 급감했다. 3분기 거래대금(유가증권, 코스닥 합계)이 573조원으로 직전 분기(837조원)보다 31.5% 줄어든 영향이 반영됐다. 시장 위축으로 투자은행(IB)수수료가 3916억원으로 16.1% 감소했고, 기타수수료는 8556억원으로 8.5% 줄었다.

3분기 전체 자기매매 이익은 1조417억원으로 2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주식 관련 이익은 750억원에 그쳐 49.7% 급감한 반면 채권 관련 이익은 1조6108억원으로 5.9% 늘었다. 금리 하락으로 채권 처분·평가 이익이 늘어난 덕이다.

파생 관련 손실은 6441억원으로 더 확대됐다. 주요 기초지수 하락과 조기상환 감소 등으로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파생결합증권(DLS) 평가·상환 손실이 늘었기 때문이다.

분기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1236억원) 메리츠종금증권(1072억원) NH투자증권(1047억원) 등 세 곳에 불과했다. 미래에셋대우(-51.3%) 하나금융투자(-45.1%) 신한금융투자(44.8%) 삼성증권(-35.8%) 등은 이익 감소폭이 컸다.

4분기가 더 걱정이다. 코스피지수가 글로벌 증시와 함께 10월 동반 급락해 시장이 더 위축됐기 때문이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위원은 “10월 시장 조정폭이 컸기 때문에 순이익 규모는 3분기보다 더 감소할 것”이라며 “다만 IB부문 실적을 감안하면 지난해 4분기 이익 규모는 웃돌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운용 측면에선 시장금리가 생각보다 빠지지 않아 손실폭이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분간 금리 인상,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증시 불안 요인에 따라 증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나빠질 소지가 있다”며 “수익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또 “부동산 경기 악화에 대비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부동산금융에 대한 상시 점검과 기업금융 확대 등에 따른 위험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진형/전범진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