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은 1883년부터 1945년까지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겪었다. 그 영향으로 바게트를 즐겨 먹는 사람이 많다. 바게트를 반으로 갈라 버터와 소스를 바르고 고기 채소 등으로 채운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는 현지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 중 하나다.

베트남에서 영업 중인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베이커리 코너에선 베트남인들의 ‘바게트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갓 구워진 빵이 나오는 시간엔 긴 줄이 생긴다.

이마트 고밥점에서 판매 중인 바게트와 각종 빵의 품질은 한국의 조선호텔 출신 제빵사가 매달 한두 차례 베트남을 찾아와 특별 관리한다. 바게트 3종 중 길이 60㎝, 무게 280g으로 가장 큰 상품 가격이 4800동(약 240원)에 불과하다. “현지인들이 거의 매일 먹는 생필품인 만큼 좋은 품질로 낮은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서”라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롯데마트 남사이공점에서 볼 수 있는 비슷한 크기의 바게트는 개당 3500동(약 175원)으로 더 싸다. 두 점포에선 하루 평균 약 1000개의 바게트가 팔리고 있다.

한국식 분식도 현지 마트의 ‘히트 상품’이 됐다. 고밥점 분식 코너에선 매운맛·보통맛·까르보나라·짜장·궁중 등 9개 종류의 떡볶이(1인분 2만7000동·약 1350원)를 맛볼 수 있다. 하루 평균 1000줄씩 판매되는 김밥도 전통·소불고기·제육·어묵·참치·채소 등 6개 종류나 된다.

지난해부터는 한국산 과일이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계절에 따라 배 딸기 사과 포도 등 과일 10여 종이 수입돼 매장 진열대에 오른다. 특히 신맛이 강한 베트남 딸기와 달리 달콤한 맛을 내는 한국산 딸기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롯데마트 남사이공점 관계자는 “현지 소비자들은 특히 한국 딸기 특유의 향을 좋아한다”며 “12~1월이 되면 한국에서 수입돼 판매되는 딸기 향기가 매장에 가득하다”고 전했다.

호찌민=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