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열 수송관 파열 사고 현장에서 5일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는 지난 4일 오후 8시43분께 백석역 인근 도로에 매설된 열 수송관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 열 수송관 파열 사고 현장에서 5일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들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는 지난 4일 오후 8시43분께 백석역 인근 도로에 매설된 열 수송관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 백석동 열 수송관 파열 사고를 계기로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 지하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난방공사가 운영하는 열 수송관 중 설치한 지 20년 이상 된 시설이 전체의 30%가 넘어 노후화에 따른 사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가 운영하는 열 수송관 중 설치한 지 20년이 넘은 시설은 전체의 32%에 이른다. 이번에 사고가 난 백석동 수송관도 시공한 지 27년이 지난 장기 사용 배관이었다. 2m 깊이 땅에 매설된 열 수송관은 일산신도시 조성 때인 1991년에 설치됐다. 심하게 녹이 난 데다 균열까지 생긴 열수송관 윗부분이 높은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터졌다. 파편이 수십m를 날아간 이유다. 사고 때는 100도에 달하는 고온의 물이 50~100m 높이로 치솟을 정도로 충격이 컸다. 땅속에는 열공급관 외에도 상·하수도관, 가스 공급관 등 수많은 기반시설이 매설돼 있다.

이번 사고가 난 백석동 지역은 이전에도 잦은 지반 침하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6일 이번 사고 현장에서 수백m 떨어진 백석동 중앙로 도로에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2개 차로에 길이 30m·폭 5~10㎝, 인도에 길이 3m·폭 10㎝가량의 균열이 발생한 바 있다. 2016년 7월에는 백석동 인근 장항동 인도에 지름 2m, 깊이 2m 크기의 땅 꺼짐 현상도 있었다.

이에 따라 노후화된 1기 신도시 지하시설물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과 노후 시설 교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원철 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은 “1990년대 지어진 시설은 공법이 불완전하고 수송관의 균열 등을 찾아내는 기술에도 한계가 있어 가급적이면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년 이상 된 수송관을 오는 12일까지 긴급 점검하기로 했다. 사고가 난 일산과 분당 등 1기 신도시 대부분이 점검 대상에 포함될 예정이다. 지난 4일 백석동 열수송관 파열로 사망자 1명, 부상자 25명이 발생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