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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교수는 “사람들은 자신이 죽으면 어떻게 될지 누구나 궁금해한다”며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이런 의문에 대해 윤곽을 그려볼 수 있는 자료가 세계적으로 많이 축적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 교리나 문화적 믿음 차원이 아니라 과학적 영역 자료들”이라며 “과학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이전에 비과학적이라고 여기던 것들이 진실로 드러나는 발전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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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전 교수가 근사체험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뭘까. 그는 “약 15년 전에 ‘내가 죽으면 어떻게 될까’라는 궁금증이 일어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며 “자료 내용이 병원에서 일하면서 겪은 것과 일맥상통했다”고 말했다. 그는 “육체가 없어도 의식이 또렷이 유지된다는 걸 알았을 때의 경이로움은 삶을 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꿨다”며 “이전에는 죽음을 생각하면 무서웠는데 막상 죽음을 직시하니 그런 두려움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정 전 교수는 지난 1월 방광암 진단을 받은 뒤 네 차례 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잘돼 퇴원한 상태지만 아직 완치 판정을 받은 건 아니다. 그는 “암 선고를 받으면 충격이 큰 게 보통인데 죽음을 오래 탐구하다 보니 그러지 않았다”며 “오히려 죽음을 준비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죽음을 직시하면 삶을 더 충만하게 살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주변 사람이나 자신에게 주어진 순간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기 때문이다. 정 전 교수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눈에 보이는 세계가 다가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현채 지음, 비아북, 380쪽, 1만6000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