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로 희비 엇갈리는 청약시장…이제는 '다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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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판 행진하던 부산, 대출 규제 등으로 청약 수요 급감…계약률도 '뚝'
경남·충청 등 청약미달 속출…서울·대구·대전 등지는 '열기'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아파트 청약시장의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서울처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제한 등으로 시세보다 분양가가 싼 곳에는 여전히 청약자들이 몰려드는 반면, 지방은 '되는 곳은 되고, 안되는 곳은 안되는' 다극화 양상을 띠고 있다.
◇ 청약열기 가라앉은 부산·경남·충청
부산지역은 지난해까지 청약시장이 과열을 빚었다면 올해 들어서는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해운대구, 연제구, 동래구, 남구, 수영구, 부산진구, 기장군 등 7곳이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투자수요가 대거 이탈하면서 청약열기도 식었다.
이 가운데 투기 우려가 없다고 판단된 기장군(일광면 제외)이 지난 8월 27일 청약조정지역에서 해제됐으나 나머지 6개 구는 아직 조정지역으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100% 완판 행진을 이어온 부산은 최근 들어 미분양 우려 지역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6일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된 부산지역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43.79대 1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평균 경쟁률이 8.49대 1로 크게 줄었다.
특히 9·13대책 이후 조정지역내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경쟁률이 낮아진 것은 물론, 미계약까지 늘고 있다.
부산지역 최고 인기지역중 하나인 연제구 연산동에서 지난달 분양한 D아파트는 초기 계약률이 40%선에 그치고 있다.
2순위에서 간신히 평균 2.4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미달은 면했으나 역시 계약률이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산동은 작년까지는 문만 열었다 하면 부산 전역의 청약통장이 쏟아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최근 대출 규제까지 더욱 강화되면서 완전히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됐다"며 "특히 9·13대책 이후 청약 경쟁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미분양을 우려할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부산 분양시장은 그간 실수요보다는 전매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상당수였다"며 "정부 규제로 청약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은 현재 비규제지역에 풍선효과도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난달 분양된 부산 영도구 동삼동 오션시티 푸르지오(일반분양 830가구)는 공급물량이 많았던 전용면적 84㎡의 경우 2순위에서도 미달이 많았다.
부산 청약시장 침체는 이 지역 아파트값이 작년 10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4개월 연속 하락한 영향이 크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수요가 빠지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규제가 없는 지역도 전반적으로 시장이 얼어붙는 분위기다.
지역 경기침체와 입주 물량 증가로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경남·강원·충청권은 최근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초 청약을 받은 거제 장평 꿈에그린은 총 250가구 일반분양에 2순위까지 90명만 청약신청을 해 전체 모집가구의 67.6%(169가구)가 미달됐다.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거제시의 아파트값은 조선 경기 침체와 입주물량 증가 등의 여파로 최근 3년간 33% 넘게 하락했다.
지난 9월 김해에서 분양한 한라비빌디 센트럴파크도 최근 집값 하락의 영향으로 103가구 일반분양에 39가구가 미달됐다.
강원도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가수요가 급격하게 빠지면서 청약 열기도 시들하다.
지난 10월 분양한 강릉 주문진 서희스타힐스는 201가구 분양에 3명이 청약하는데 그쳤고 지난달 말 청약을 받은 강원 영월군 '극동스타클래스 영월'은 292가구중 37가구가 최종 미달됐다.
지난 9월과 11월 말 충북 충주시와 옥천군에서 각각 분양된 '청주 롯데캐슬 더 하이스트', '옥천 계룡 리슈빌'도 모두 순위내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 대전·대구·광주, 서울은 열기 여전
반면 같은 지방에서도 청약이 잘되는 곳은 잘된다.
입지여건과 신규 아파트 수요 여부 등에 따라 청약 시장이 다극화하는 것이다.
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흥행 불패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대구시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54.5대 1에 이어 올해도 43.5대 1로 여전히 높다.
규제가 없는 대전광역시는 지난해 평균 경쟁률이 11.5대 1이었으나 올해는 평균 경쟁률이 78.7대 1로 치솟았다.
광주 광산구 쌍용예가 플래티넘은 지난달 말 1순위 청약에서 107가구 일반분양에 3천931명이 접수해 평균 36.7대 1로 마감됐다.
이들 지역은 최근 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무관해 최근에도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곳이다.
서울은 9·13대책의 영향으로 최근 집값이 약세로 전환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와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시세차익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뜨겁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게 책정된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은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데도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1.6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고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강북 힐스테이트 녹번은 59대 1로 마감됐다.
연말 분양권 전매가 강화되기 전 '청약 막차'를 탄 인천 검단지구의 호반 베르디움, 금호 어울림센트럴 등은 청약 마감에 이어 계약률도 순항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이 발표된 직후여서 2기 신도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분양권 전매가 1년으로 짧아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도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도곡PWM 이남수 PB팀장은 "최근 지방 분양시장은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주거 여건이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곳은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집값 하락 지역은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차별화가 두드러진다"며 "정부 규제가 강력한 상황에서 앞으로 같은 지역 내에서도 단지별로 양극화, 다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경남·충청 등 청약미달 속출…서울·대구·대전 등지는 '열기'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아파트 청약시장의 쏠림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서울처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제한 등으로 시세보다 분양가가 싼 곳에는 여전히 청약자들이 몰려드는 반면, 지방은 '되는 곳은 되고, 안되는 곳은 안되는' 다극화 양상을 띠고 있다.
◇ 청약열기 가라앉은 부산·경남·충청
부산지역은 지난해까지 청약시장이 과열을 빚었다면 올해 들어서는 정반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해운대구, 연제구, 동래구, 남구, 수영구, 부산진구, 기장군 등 7곳이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투자수요가 대거 이탈하면서 청약열기도 식었다.
이 가운데 투기 우려가 없다고 판단된 기장군(일광면 제외)이 지난 8월 27일 청약조정지역에서 해제됐으나 나머지 6개 구는 아직 조정지역으로 묶여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100% 완판 행진을 이어온 부산은 최근 들어 미분양 우려 지역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6일 부동산114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된 부산지역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평균 43.79대 1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평균 경쟁률이 8.49대 1로 크게 줄었다.
특히 9·13대책 이후 조정지역내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경쟁률이 낮아진 것은 물론, 미계약까지 늘고 있다.
부산지역 최고 인기지역중 하나인 연제구 연산동에서 지난달 분양한 D아파트는 초기 계약률이 40%선에 그치고 있다.
2순위에서 간신히 평균 2.44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미달은 면했으나 역시 계약률이 발목을 잡는 분위기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산동은 작년까지는 문만 열었다 하면 부산 전역의 청약통장이 쏟아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청약조정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고, 최근 대출 규제까지 더욱 강화되면서 완전히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됐다"며 "특히 9·13대책 이후 청약 경쟁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미분양을 우려할 정도로 분위기가 냉랭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부산 분양시장은 그간 실수요보다는 전매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상당수였다"며 "정부 규제로 청약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은 현재 비규제지역에 풍선효과도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난달 분양된 부산 영도구 동삼동 오션시티 푸르지오(일반분양 830가구)는 공급물량이 많았던 전용면적 84㎡의 경우 2순위에서도 미달이 많았다.
부산 청약시장 침체는 이 지역 아파트값이 작년 10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4개월 연속 하락한 영향이 크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수요가 빠지고, 집값이 떨어지면서 규제가 없는 지역도 전반적으로 시장이 얼어붙는 분위기다.
지역 경기침체와 입주 물량 증가로 집값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경남·강원·충청권은 최근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초 청약을 받은 거제 장평 꿈에그린은 총 250가구 일반분양에 2순위까지 90명만 청약신청을 해 전체 모집가구의 67.6%(169가구)가 미달됐다.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 거제시의 아파트값은 조선 경기 침체와 입주물량 증가 등의 여파로 최근 3년간 33% 넘게 하락했다.
지난 9월 김해에서 분양한 한라비빌디 센트럴파크도 최근 집값 하락의 영향으로 103가구 일반분양에 39가구가 미달됐다.
강원도도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가수요가 급격하게 빠지면서 청약 열기도 시들하다.
지난 10월 분양한 강릉 주문진 서희스타힐스는 201가구 분양에 3명이 청약하는데 그쳤고 지난달 말 청약을 받은 강원 영월군 '극동스타클래스 영월'은 292가구중 37가구가 최종 미달됐다.
지난 9월과 11월 말 충북 충주시와 옥천군에서 각각 분양된 '청주 롯데캐슬 더 하이스트', '옥천 계룡 리슈빌'도 모두 순위내 모집가구수를 채우지 못했다. ◇ 대전·대구·광주, 서울은 열기 여전
반면 같은 지방에서도 청약이 잘되는 곳은 잘된다.
입지여건과 신규 아파트 수요 여부 등에 따라 청약 시장이 다극화하는 것이다.
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흥행 불패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대구시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지난해 평균 54.5대 1에 이어 올해도 43.5대 1로 여전히 높다.
규제가 없는 대전광역시는 지난해 평균 경쟁률이 11.5대 1이었으나 올해는 평균 경쟁률이 78.7대 1로 치솟았다.
광주 광산구 쌍용예가 플래티넘은 지난달 말 1순위 청약에서 107가구 일반분양에 3천931명이 접수해 평균 36.7대 1로 마감됐다.
이들 지역은 최근 정부의 잇따른 규제와 무관해 최근에도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는 곳이다.
서울은 9·13대책의 영향으로 최근 집값이 약세로 전환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와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맞물리면서 시세차익이 높은 곳을 중심으로 청약 열기가 뜨겁다.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싸게 책정된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은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데도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평균 41.6대 1의 경쟁률로 마감됐고 중도금 대출이 가능한 강북 힐스테이트 녹번은 59대 1로 마감됐다.
연말 분양권 전매가 강화되기 전 '청약 막차'를 탄 인천 검단지구의 호반 베르디움, 금호 어울림센트럴 등은 청약 마감에 이어 계약률도 순항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이 발표된 직후여서 2기 신도시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분양권 전매가 1년으로 짧아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도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도곡PWM 이남수 PB팀장은 "최근 지방 분양시장은 실수요자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주거 여건이 좋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곳은 청약자가 몰리는 반면, 집값 하락 지역은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차별화가 두드러진다"며 "정부 규제가 강력한 상황에서 앞으로 같은 지역 내에서도 단지별로 양극화, 다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