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각각 4.7%, 6.3% 증가…EU만 0.7% 감소
세계 CO2 배출량, 줄여도 모자랄 판에 7년來 최대폭 증가
올해 세계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2.7% 늘어나며 지난 7년 사이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CO2 증가 폭을 줄여나가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더 늘어날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류의 기후변화 대처가 "완전히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좌절감마저 표출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추적해온 과학자와 정부, 재계의 국제 과학협력체인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는 5일 3개 보고서를 통해 올해 CO2 배출량이 371억t으로 작년(362억t) 대비 2.7%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국과 미국, 인도, 유럽연합(EU) 등 CO2 4대 배출국 정부와 업계 자료를 토대로 산출됐다.

GCP 연구팀은 지난 5~6년의 CO2 배출량 변화가 석탄 소비와 궤를 같이한 것으로 지적하면서 특히 중국 내 석탄 소비 상황과 많이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CO2 배출량의 27%를 차지하며 최대 배출국으로 지목돼 있는 중국은 올해 103억t을 쏟아내 작년 대비 4.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11년 4.6%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세계 CO2 배출량, 줄여도 모자랄 판에 7년來 최대폭 증가
연구팀은 중국이 2000년대 중반의 고도 성장 궤도에 다시 들어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석탄에 의존하는 에너지 구조는 수십년간 더 지속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CO2 배출이 줄어들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세계 CO2 배출량의 15%를 내뿜는 미국은 54억t을 배출해 작년 대비 2.5%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지난겨울과 여름의 냉난방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석탄산업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가스 가격이 싸지고 태양과 풍력 에너지가 석탄을 대체하면서 CO2 배출이 조만간 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는 3대 화석연료 사용이 모두 급증하면서 총 26억t의 CO2를 배출해 4대 배출국 중 가장 높은 6.3%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는 세계 CO2 배출량의 7%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CO2 배출량의 10%가량을 차지하는 EU는 총 35억t을 배출해 유일하게 0.7%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CO2 배출량, 줄여도 모자랄 판에 7년來 최대폭 증가
연구팀은 태양광과 풍력 발전 등 재생에너지 이용이 늘고 에너지 효율성도 제고되고 있지만, 화물 수송이나 개인 차량, 선박, 항공 등의 화석연료 수요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구 기온상승의 주범으로 알려진 이산화탄소는 최근 몇 년간 세계 경기확장에도 거의 정체 상태를 보이고, 지난해에도 1.6% 증가에 그쳐 최고치에 근접했다는 희망적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다시 증가 폭이 커지면서 지구 기온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려는 파리협정 목표를 달성하기가 더 어렵게 됐다는 비관적 전망으로 바뀌게 됐다.

이번 보고서의 제1저자인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의 코린 르 케르 연구원은 최근 몇년간 CO2 증가가 소폭에 그치다 올해 갑자기 큰 폭으로 늘어나 갑작스럽게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면서 "세계 CO2 배출량이 큰 폭으로 늘어남으로써 파리협정에서 제시된 목표도 위험하게 됐다"고 했다.

공동 저자인 글렌 피터스 국제기후환경연구센터 소장은 "CO2 배출량은 계속 늘고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촉구도 늘지만 의지는 그렇지 않다"면서 "우리는 항로에서 완전히 이탈해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