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558P 또 급락…무역갈등·경기둔화 우려

미·중 '무역전쟁 휴전'에도 뉴욕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경이 매우 곤두선 상황이라고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갈등이 주가지수 하락을 촉발했다는 식의 책임론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이 증시 조정을 불러왔다는 인식이 강하다는 것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겉으로는 '자연스러운 조정'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직무성과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를 매우 중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에서도 종종 경제방송을 틀어놓고 다우지수 흐름을 '분 단위'로 지켜보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다우지수가 세자릿수 강세를 나타내면 흥분한 표정으로 참모진들에게 구체적인 호재를 물어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식시장에 딱 달라붙어(glued)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증시의 오름세가 이어진 올해 초까지 종종 트윗으로 시황을 전하면서 자신의 성과로 부각했다.

증시가 조정모드에 들어간 최근 들어서는 연준의 긴축 행보를 거듭 비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다우지수 분단위 집착"…뉴욕증시는 이번주 4%대↓
그렇지만 이번 주 뉴욕증시는 '연준 변수'보다는 '무역갈등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모처럼 증시에 훈풍을 제공했지만, 미·중 무역협상이 험로를 걸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 '휴전 약발'이 흐지부지된 모양새다.

뉴욕증시는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58.72포인트(2.24%) 내린 24,388.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62.87포인트(2.33%) 하락한 2,633.0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9.01포인트(3.05%) 내린 6,969.25에 각각 마감했다.

WSJ은 별도의 시황 기사에서 "연준이 긴축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나오면서 오전 한때 반짝 낙관론이 퍼졌지만, 결국 관세발(發) 우려가 다시 부각되면서 오후 들어 주가지수가 빠르게 밀렸다"고 분석했다.

'긴축 감속'만으로 시장을 띄우기에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적 경기둔화와 맞물린 장·단기 금리역전 등 악재가 너무 많다는 뜻이다.

이로써 이들 3대 주가지수는 이번 주 주간으로 4%대 낙폭을 기록했다.

12월 첫째 주 기준으로는 10년만에 최악의 한 주라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