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5분 만에 '드르륵 쿵'…1·2호열차 90도 꺾여 승객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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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열차 벽면 짚고서 겨우 탈출…"비상구 안 열리고 안내 방송도 없어"
대체 수송 늑장 대처 강추위에 '덜덜'…수험생 등 "대처 안이하다" 분통 8일 강릉발 서울행 806호 KTX 열차 10냥이 탈선한 사고현장은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강릉역을 출발한 지 불과 5분 만에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말 아침부터 승객 198명이 큰 불편을 겪고 일부는 타박상 등 상처를 입어 병원 신세를 졌다.
일부 승객은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로 기울어진 열차에서 벽면을 짚어가며 겨우 탈출했다.
선로가 뜯겨나가는 사고 충격으로 객차 곳곳에서 비명이 난무했다.
일부 승객은 머리 등을 다쳐 피를 흘리면서도 필사적으로 대피했다.
승객들이 전한 사고 순간과 대피 상황, 하늘에서 내려다 본 사고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 '쿵쾅쿵쾅' 굉음 뒤 기울면서 탈선…피 흘리고 비명
사고 당시 4호 차에 타고 있던 승객 이모(45·여·강릉시)씨는 "출발한 지 5∼6분여 만에 무언가의 충격 때문에 급제동하는 소리가 들린 뒤 '쿵쿵'하는 느낌이 3∼4차례 이어지고서 멈춰섰다"며 "타고 있던 열차가 왼쪽으로 살짝 기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열차가 기울어서 '기우뚱' 하며 걸어 나왔고, 나와보니 1·2호 객차가 90도가량 꺾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열차 밖으로 나온 뒤 소방서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18명이 강릉역으로 되돌아왔다"며 "자녀의 대학 입시문제로 서울로 가던 길이었는데, 강릉역의 후속 조치가 너무 안이해 분통이 터졌다"고 전했다.
역시 4호 차에 타고 있던 또 다른 승객 최모씨는 열차가 기울어지면서 아래로 확 떨어져 발목 인대가 늘어나는 상처를 입었다. 최씨는 "출발한 지 10분도 안 돼서 '쿵쾅쿵쾅' 하더니 자동차로 말하면 구덩이 같은 데 빠진 느낌이었다"며 "좌우로 몇 번 심하게 흔들리고서 '쾅쾅' 소리가 난 뒤에 열차가 확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열차가 옆으로 확 누우면서 제대로 서 있지를 못했다.
중심을 잡기 어려워 벽을 집고 나왔다"고 했다.
결국 최씨는 소방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병원에 갔으며 발목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했다.
승객 채모(53)씨는 "마치 눈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레일을 달리는 게 아니라 둔탁하게 튕기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채씨는 "이후 열차가 끌려나가는 느낌을 받았는데 '정상적인 진행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승객도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드르륵거리면서 흔들거리더니 앞쪽이 '쿵' 하며 말 그대로 엎어졌다"고 설명했다.
6호차 승객 방모(22)씨는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쿵' 소리와 함께 탈선했다"며 "열차가 자갈을 끌고 가는 소리와 철로를 스치는 쇳소리가 계속 들리면서 40∼50m가량 미끄러지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미끄러지는 동안 뒤집힐 것 같아 의자를 꽉 붙잡고 있었고, 일부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며 "열차가 멈췄을 때는 누군가가 머리를 다쳤고, 할머니로 보이는 한 승객도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 "비상구 안 열리고…사고 직후 안내 방송도 없어"
이 사고로 다친 한 승객은 "4호 차 비상구 개폐문을 눌렀는데 열리지 않아 결국 2호 차 쪽으로 이동해 내렸다.
승무원이 침착하게 안내하긴 했으나 아무런 안내 방송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탑승객 중 할머니도 다쳤고, 어떤 분은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안전띠만 있었어도 이렇게 넘어지진 않았을 텐데 KTX는 왜 안전띠가 없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고리가 빠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걸어 내려오면서 보니 고리 같은 쇠가 옆으로 튀어나온 게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 여성 승객은 "사고 직후 열차 내 전원이 꺼져 문이 열리지 않았는데, 승무원이 와서 문을 열어주며 '앞쪽으로 나가세요'라는 안내에 따라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내가) 타고 있던 6호 차는 걷기 힘들 정도로 많이 기울었는데도 승무원들은 큰 사고가 아니라고만 해 답답했다"며 "열차 밖으로 탈출한 뒤에도 50분가량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승객들 사이에서는 '강추위에 선로가 얼어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니냐'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열차 10량 중 10호 차를 제외하고 모두 선로를 이탈했다.
앞 2량은 'T'자 형태로 꺾였고, 선로가 파손됐으며 열차가 들이받은 전신주는 완전히 쓰러져 휴짓조각처럼 변했다.
이 사고로 현재 강릉선 진부역∼강릉역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서울역∼진부역 간은 정상 운행 중이다.
사고 열차는 오전 7시 30분 강릉역을 출발해 서울역에 오전 9시 30분 도착할 예정이었다.
다친 승객들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승객들은 코레일이 긴급 배치한 버스를 타고 강릉역 등으로 이동해 다른 KTX 열차로 갈아탔다.
/연합뉴스
대체 수송 늑장 대처 강추위에 '덜덜'…수험생 등 "대처 안이하다" 분통 8일 강릉발 서울행 806호 KTX 열차 10냥이 탈선한 사고현장은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강릉역을 출발한 지 불과 5분 만에 사고가 발생하면서 주말 아침부터 승객 198명이 큰 불편을 겪고 일부는 타박상 등 상처를 입어 병원 신세를 졌다.
일부 승객은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로 기울어진 열차에서 벽면을 짚어가며 겨우 탈출했다.
선로가 뜯겨나가는 사고 충격으로 객차 곳곳에서 비명이 난무했다.
일부 승객은 머리 등을 다쳐 피를 흘리면서도 필사적으로 대피했다.
승객들이 전한 사고 순간과 대피 상황, 하늘에서 내려다 본 사고 현장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 '쿵쾅쿵쾅' 굉음 뒤 기울면서 탈선…피 흘리고 비명
사고 당시 4호 차에 타고 있던 승객 이모(45·여·강릉시)씨는 "출발한 지 5∼6분여 만에 무언가의 충격 때문에 급제동하는 소리가 들린 뒤 '쿵쿵'하는 느낌이 3∼4차례 이어지고서 멈춰섰다"며 "타고 있던 열차가 왼쪽으로 살짝 기울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열차가 기울어서 '기우뚱' 하며 걸어 나왔고, 나와보니 1·2호 객차가 90도가량 꺾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열차 밖으로 나온 뒤 소방서에서 제공한 버스를 타고 18명이 강릉역으로 되돌아왔다"며 "자녀의 대학 입시문제로 서울로 가던 길이었는데, 강릉역의 후속 조치가 너무 안이해 분통이 터졌다"고 전했다.
역시 4호 차에 타고 있던 또 다른 승객 최모씨는 열차가 기울어지면서 아래로 확 떨어져 발목 인대가 늘어나는 상처를 입었다. 최씨는 "출발한 지 10분도 안 돼서 '쿵쾅쿵쾅' 하더니 자동차로 말하면 구덩이 같은 데 빠진 느낌이었다"며 "좌우로 몇 번 심하게 흔들리고서 '쾅쾅' 소리가 난 뒤에 열차가 확 기울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열차가 옆으로 확 누우면서 제대로 서 있지를 못했다.
중심을 잡기 어려워 벽을 집고 나왔다"고 했다.
결국 최씨는 소방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병원에 갔으며 발목 인대가 늘어나 깁스를 했다.
승객 채모(53)씨는 "마치 눈길에서 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레일을 달리는 게 아니라 둔탁하게 튕기는 느낌을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채씨는 "이후 열차가 끌려나가는 느낌을 받았는데 '정상적인 진행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승객도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드르륵거리면서 흔들거리더니 앞쪽이 '쿵' 하며 말 그대로 엎어졌다"고 설명했다.
6호차 승객 방모(22)씨는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쿵' 소리와 함께 탈선했다"며 "열차가 자갈을 끌고 가는 소리와 철로를 스치는 쇳소리가 계속 들리면서 40∼50m가량 미끄러지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미끄러지는 동안 뒤집힐 것 같아 의자를 꽉 붙잡고 있었고, 일부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며 "열차가 멈췄을 때는 누군가가 머리를 다쳤고, 할머니로 보이는 한 승객도 머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 "비상구 안 열리고…사고 직후 안내 방송도 없어"
이 사고로 다친 한 승객은 "4호 차 비상구 개폐문을 눌렀는데 열리지 않아 결국 2호 차 쪽으로 이동해 내렸다.
승무원이 침착하게 안내하긴 했으나 아무런 안내 방송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탑승객 중 할머니도 다쳤고, 어떤 분은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안전띠만 있었어도 이렇게 넘어지진 않았을 텐데 KTX는 왜 안전띠가 없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또 "'고리가 빠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걸어 내려오면서 보니 고리 같은 쇠가 옆으로 튀어나온 게 많았다"고 덧붙였다.
한 여성 승객은 "사고 직후 열차 내 전원이 꺼져 문이 열리지 않았는데, 승무원이 와서 문을 열어주며 '앞쪽으로 나가세요'라는 안내에 따라 밖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객은 "(내가) 타고 있던 6호 차는 걷기 힘들 정도로 많이 기울었는데도 승무원들은 큰 사고가 아니라고만 해 답답했다"며 "열차 밖으로 탈출한 뒤에도 50분가량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승객들 사이에서는 '강추위에 선로가 얼어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니냐'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정도 차이만 있을 뿐 열차 10량 중 10호 차를 제외하고 모두 선로를 이탈했다.
앞 2량은 'T'자 형태로 꺾였고, 선로가 파손됐으며 열차가 들이받은 전신주는 완전히 쓰러져 휴짓조각처럼 변했다.
이 사고로 현재 강릉선 진부역∼강릉역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서울역∼진부역 간은 정상 운행 중이다.
사고 열차는 오전 7시 30분 강릉역을 출발해 서울역에 오전 9시 30분 도착할 예정이었다.
다친 승객들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나머지 승객들은 코레일이 긴급 배치한 버스를 타고 강릉역 등으로 이동해 다른 KTX 열차로 갈아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