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메르켈' 남성·보수 반란 무위로…獨집권당 '보수품기'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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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메르켈 세력결집에 내놓은 메르켈의 '권력 내려놓기' 승부수 결실
언론 '메르켈의 마지막 승리' 평가…"항상 천을 감싸 펜싱" 메르켈 퇴임사에 기립박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밀려났던 남성들과 보수세력이 힘을 모았지만, '권력 내려놓기' 승부수를 던진 메르켈 총리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집권 기독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 반(反)메르켈 진영을 대표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63) 전 원내대표가 결선투표까지 올라가며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의 측근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56)에게 근소한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크람프-카렌바우어는 517표, 메르츠는 482표로 차이는 35표에 불과했다.
이번 선거는 친(親)메르켈 진영과 반메르켈 진영 간의 일전이었다.
메르켈 총리의 권력약화에 반대파가 결집했다.
지난 10월 말 헤센 주 지방선거에서 기민당 부진이 예고되자 기민당 내 남성 중심의 보수세력은 2009년 이후 정치권을 떠나 야인으로 있던 메르츠를 옹립했다.
옛 서독 출신으로 기독교 성향이 강한 '안데스 그룹'이 메르츠의 출마에 관여한 것으로 독일 언론은 보고 있다.
17명의 정치인으로 구성된 안데스 그룹은 메르켈 총리가 2000년 4월 기민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반메르켈 조직으로 발전했다.
여성과 옛 동독 출신은 없고, 비공개로 활동한다.
반메르켈 세력은 메르켈 총리가 부상하면서 밀려난 세력과 연관이 있다.
메르켈 총리는 1999년 자신의 '정치적 스승'으로 정치자금 추문에 연루된 헬무트 콜 총리를 비난하는 기고문을 언론에 게재해 콜 전 총리를 명예대표직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역시 정치자금 스캔들에 연루됐던 볼프강 쇼이블레 기민당 대표도 유탄을 맞아 사퇴하게 됐다.
곧바로 메르켈 총리는 기민당 대표직을 꿰찼다.
메르츠는 2000년∼2002년 기민당 원내대표를 지냈으나 메르켈 총리와의 주도권 다툼에서 밀려나면서 2009년 정계를 떠났다.
메르츠와 현재 연방하원의장인 쇼이블레가 모두 메르켈 총리와 구원이 있는 셈이다.
쇼이블레는 메르켈 내각에서 내무장관과 재무장관을 역임하며 메르켈 총리와 우호 관계를 보였지만, 최근 공개적으로 "메르츠의 당선이 국가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반메르켈 전선에 합류했다.
메르츠는 출마 선언 직후 돌풍을 일으키며 당내 보수진영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이러한 반메르켈파의 반격은 메르켈 총리의 승부수 앞에 무위에 그쳤다.
메르켈 총리는 헤센 주 선거 직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차기 총리도 불출마하기로 했다.
14년째 독일을 이끌어온 메르켈 총리가 자발적으로 권력을 상당 부분 내려놓은 채 퇴장을 예고한 셈이다.
헤센 주 선거 부진으로 궁지에 몰렸던 메르켈 총리는 예상치 못한 결단을 통해 동정여론을 얻었다.
당내 보수세력이 메르켈 총리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메르츠가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전격적인 결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크람프-카렌바우어가 메르켈 총리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선거를 치러 승리한 셈이다.
일간 타게스차이퉁은 이번 선거를 '메르켈의 마지막 승리'라고 표현했다.
메르켈 총리는 당 대표 선거가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퇴임사를 통해 투표권자인 대의원들의 마음에 다가섰다.
메르켈 총리는 30분간 "세계를 흑백으로 보지 않으려 했다.
항상 타협을 믿었다"면서 "정치적 상대방을 심하게 공격하지 않고 항상 천을 감싸서 펜싱을 했다"고 말했다.
메르켈의 연설이 끝난 뒤 대의원들은 몇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일간 디자이트는 이번 연설에 대해 "전형적인 메르켈이었다"면서 "메르켈 총리는 짧고 겸손한 연설 태도를 유지했다.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부서장들의 연설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대의원의 3분의 1인 여성과 조기총선 등 정치적 혼란을 원하지 않는 현역 연방하원의원인 대의원들이 크람프-카렌바우어에게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당 대표 선거 결과로 총리 잔여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확률을 높였다.
독일 언론은 메르츠가 승리할 경우 메르켈 총리의 자리가 위태로울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메르켈 총리가 당내에서 마지막으로 위력을 발휘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메르켈 총리와 기민당의 앞날은 순탄치 않다.
당 대표 선거 결과에서 보듯이 당내 보수적 여론이 만만치 않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신임 대표가 보수세력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거나 다독이지 않으면 당내 파열음이 커지고 보수적인 지지층의 일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
디자이트는 기민당 대표 선거 결과에 대해 기사 제목에서 극우성향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기뻐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와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 체제가 극우세력의 확장을 막아내고 정치안정을 꾀하느냐에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의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합뉴스
언론 '메르켈의 마지막 승리' 평가…"항상 천을 감싸 펜싱" 메르켈 퇴임사에 기립박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밀려났던 남성들과 보수세력이 힘을 모았지만, '권력 내려놓기' 승부수를 던진 메르켈 총리를 넘어서지 못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열린 집권 기독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 반(反)메르켈 진영을 대표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63) 전 원내대표가 결선투표까지 올라가며 경쟁을 펼쳤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의 측근인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56)에게 근소한 차이로 무릎을 꿇었다.
크람프-카렌바우어는 517표, 메르츠는 482표로 차이는 35표에 불과했다.
이번 선거는 친(親)메르켈 진영과 반메르켈 진영 간의 일전이었다.
메르켈 총리의 권력약화에 반대파가 결집했다.
지난 10월 말 헤센 주 지방선거에서 기민당 부진이 예고되자 기민당 내 남성 중심의 보수세력은 2009년 이후 정치권을 떠나 야인으로 있던 메르츠를 옹립했다.
옛 서독 출신으로 기독교 성향이 강한 '안데스 그룹'이 메르츠의 출마에 관여한 것으로 독일 언론은 보고 있다.
17명의 정치인으로 구성된 안데스 그룹은 메르켈 총리가 2000년 4월 기민당 대표로 선출되면서 반메르켈 조직으로 발전했다.
여성과 옛 동독 출신은 없고, 비공개로 활동한다.
반메르켈 세력은 메르켈 총리가 부상하면서 밀려난 세력과 연관이 있다.
메르켈 총리는 1999년 자신의 '정치적 스승'으로 정치자금 추문에 연루된 헬무트 콜 총리를 비난하는 기고문을 언론에 게재해 콜 전 총리를 명예대표직에서 물러나도록 했다. 역시 정치자금 스캔들에 연루됐던 볼프강 쇼이블레 기민당 대표도 유탄을 맞아 사퇴하게 됐다.
곧바로 메르켈 총리는 기민당 대표직을 꿰찼다.
메르츠는 2000년∼2002년 기민당 원내대표를 지냈으나 메르켈 총리와의 주도권 다툼에서 밀려나면서 2009년 정계를 떠났다.
메르츠와 현재 연방하원의장인 쇼이블레가 모두 메르켈 총리와 구원이 있는 셈이다.
쇼이블레는 메르켈 내각에서 내무장관과 재무장관을 역임하며 메르켈 총리와 우호 관계를 보였지만, 최근 공개적으로 "메르츠의 당선이 국가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반메르켈 전선에 합류했다.
메르츠는 출마 선언 직후 돌풍을 일으키며 당내 보수진영의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이러한 반메르켈파의 반격은 메르켈 총리의 승부수 앞에 무위에 그쳤다.
메르켈 총리는 헤센 주 선거 직후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차기 총리도 불출마하기로 했다.
14년째 독일을 이끌어온 메르켈 총리가 자발적으로 권력을 상당 부분 내려놓은 채 퇴장을 예고한 셈이다.
헤센 주 선거 부진으로 궁지에 몰렸던 메르켈 총리는 예상치 못한 결단을 통해 동정여론을 얻었다.
당내 보수세력이 메르켈 총리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메르츠가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서 전격적인 결단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크람프-카렌바우어가 메르켈 총리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등에 업고 선거를 치러 승리한 셈이다.
일간 타게스차이퉁은 이번 선거를 '메르켈의 마지막 승리'라고 표현했다.
메르켈 총리는 당 대표 선거가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퇴임사를 통해 투표권자인 대의원들의 마음에 다가섰다.
메르켈 총리는 30분간 "세계를 흑백으로 보지 않으려 했다.
항상 타협을 믿었다"면서 "정치적 상대방을 심하게 공격하지 않고 항상 천을 감싸서 펜싱을 했다"고 말했다.
메르켈의 연설이 끝난 뒤 대의원들은 몇분 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일간 디자이트는 이번 연설에 대해 "전형적인 메르켈이었다"면서 "메르켈 총리는 짧고 겸손한 연설 태도를 유지했다.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부서장들의 연설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대의원의 3분의 1인 여성과 조기총선 등 정치적 혼란을 원하지 않는 현역 연방하원의원인 대의원들이 크람프-카렌바우어에게 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당 대표 선거 결과로 총리 잔여 임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는 확률을 높였다.
독일 언론은 메르츠가 승리할 경우 메르켈 총리의 자리가 위태로울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메르켈 총리가 당내에서 마지막으로 위력을 발휘하며 한숨을 돌렸지만, 메르켈 총리와 기민당의 앞날은 순탄치 않다.
당 대표 선거 결과에서 보듯이 당내 보수적 여론이 만만치 않다.
크람프-카렌바우어 신임 대표가 보수세력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거나 다독이지 않으면 당내 파열음이 커지고 보수적인 지지층의 일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
디자이트는 기민당 대표 선거 결과에 대해 기사 제목에서 극우성향의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기뻐할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와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 체제가 극우세력의 확장을 막아내고 정치안정을 꾀하느냐에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의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