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한파] '국가부도의날' 겪은 70년 개띠 금융맨도 명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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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직 못 잡은 40대 후반∼50대 초반 구조조정 대상권 진입
금융당국 "희망퇴직 많이 해서 청년층 채용 늘려달라" 요청
1958년 개띠가 아닌 1970년 개띠들이 구조조정 위험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의 배경인 1997년 외환위기를 사회생활 초반에 겪었던 이들이 이제 명예퇴직 압박을 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은행권에는 이미 대규모 명예퇴직이 진행되고 있다.
은행들이 보상금으로 줄 현금을 충분히 마련해둔 데다가 금융당국도 희망퇴직을 권장하고 있다.
실적이 나쁜 카드사와 보험사도 감원 바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수수료율 인하나 자본확충 등 각종 규제로 수익부진이 예상돼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가야 해서다.
◇ "외환위기 전 대거 뽑은 인력, 구조조정 대상"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말을 전후로 주요 금융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은행권에선 내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1960년대 초반 출생자와 10년 이상 재직한 만 40세 이상 직원이 주 대상이다.
임금피크제 진입까지 간 경우를 제외하면 40대 후반과 50대 초반 인력에 부담이 가해진다.
인력 수요가 줄면서 관리직 숫자도 감소하는 가운데 보직을 잡지 못한 고연봉자들이 특히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직전에 대거 뽑아둔 인력들이 20여년이 지나니 부담이 된 것"이라면서 "관리자 수요는 줄어드는데 관리자급 연차 직원들의 연봉은 높다 보니 피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 경제는 고성장기였다.
성장률이 못해도 6%대, 잘 나오면 10%대도 갔다.
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사무실에 불이 꺼지지 않던 시기였으므로 일자리를 잡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명문대 졸업자는 대기업에서 앞다퉈 모셔가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저성장 흐름이 자리잡고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되면서 1960년대 후반은 물론이고 우리나이 50세를 눈 앞에 둔 1970년생까지 구조조정 위험권에 접어드는 것이다.
◇ 은행권, 구조조정용 현금 '두둑'…당국도 희망퇴직 권고
금융위원회나 은행들 모두 올해를 인력 구조조정의 적기로 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올해 상반기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희망퇴직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자 장사로 돈 벌어 퇴직금 잔치나 벌인다는 비판에 신경 쓰지 말고 희망퇴직을 과감하게 하라는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 그만큼 청년층을 더 채용하라는 취지에서다.
문제는 이들을 내보내려면 많은 돈이 든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보통 2∼3년 치 연봉을 명예퇴직금으로 지급한다.
1인당 2억∼3억원에 달한다.
많을 땐 1천명 이상이 한 번에 나가므로 금액이 상당하다.
올해 은행권은 실적이 매우 좋아서 일시적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금융위가 추진하던 금융공기업 희망퇴직 활성화는 현재 지지부진하다.
금융위는 금융공기업도 명예퇴직금 금액을 어느 정도 현실화해야 인력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며 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와 의견이 맞지 않아 교착 상태다.
◇ 보험·카드, 실적 악화에 생존 위한 구조조정
카드사나 보험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실적 악화 우려로 생존을 위해 떠밀리듯 인력 감원에 들어가고 있다.
카드사는 내년부터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적용되면 실적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보니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미 희망퇴직을 하고 있다.
일부에선 카드사들이 카드 모집인이나 콜센터 직원 등 비정규직 인력부터 감축할 것이란 전망도 한다.
보험사도 2022년 국제회계기준(IFRS) 17 도입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확충을 하느라 비용을 축소하는 추세다.
이에 더해 은행과 같은 전형적인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도 구조조정의 배경이다.
농협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희망퇴직을 했고, KB손해보험도 희망퇴직을 노조와 협의할 계획이다.
롯데는 아예 카드와 손해보험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카드와 손보사 수익 전망이 좋다면 지주사 밖에 있는 호텔롯데에 넘기는 방법을 선택했을 것으로 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 "희망퇴직 많이 해서 청년층 채용 늘려달라" 요청
1958년 개띠가 아닌 1970년 개띠들이 구조조정 위험권으로 진입하고 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의 배경인 1997년 외환위기를 사회생활 초반에 겪었던 이들이 이제 명예퇴직 압박을 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은행권에는 이미 대규모 명예퇴직이 진행되고 있다.
은행들이 보상금으로 줄 현금을 충분히 마련해둔 데다가 금융당국도 희망퇴직을 권장하고 있다.
실적이 나쁜 카드사와 보험사도 감원 바람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카드수수료율 인하나 자본확충 등 각종 규제로 수익부진이 예상돼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가야 해서다.
◇ "외환위기 전 대거 뽑은 인력, 구조조정 대상"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말을 전후로 주요 금융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은행권에선 내년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1960년대 초반 출생자와 10년 이상 재직한 만 40세 이상 직원이 주 대상이다.
임금피크제 진입까지 간 경우를 제외하면 40대 후반과 50대 초반 인력에 부담이 가해진다.
인력 수요가 줄면서 관리직 숫자도 감소하는 가운데 보직을 잡지 못한 고연봉자들이 특히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
금융사 관계자는 "IMF 외환위기 직전에 대거 뽑아둔 인력들이 20여년이 지나니 부담이 된 것"이라면서 "관리자 수요는 줄어드는데 관리자급 연차 직원들의 연봉은 높다 보니 피하기 힘든 현상"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 경제는 고성장기였다.
성장률이 못해도 6%대, 잘 나오면 10%대도 갔다.
공장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사무실에 불이 꺼지지 않던 시기였으므로 일자리를 잡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명문대 졸업자는 대기업에서 앞다퉈 모셔가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저성장 흐름이 자리잡고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시대가 되면서 1960년대 후반은 물론이고 우리나이 50세를 눈 앞에 둔 1970년생까지 구조조정 위험권에 접어드는 것이다.
◇ 은행권, 구조조정용 현금 '두둑'…당국도 희망퇴직 권고
금융위원회나 은행들 모두 올해를 인력 구조조정의 적기로 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올해 상반기 은행장들과 만난 자리에서 "희망퇴직을 적극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자 장사로 돈 벌어 퇴직금 잔치나 벌인다는 비판에 신경 쓰지 말고 희망퇴직을 과감하게 하라는 것이다.
인력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 그만큼 청년층을 더 채용하라는 취지에서다.
문제는 이들을 내보내려면 많은 돈이 든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보통 2∼3년 치 연봉을 명예퇴직금으로 지급한다.
1인당 2억∼3억원에 달한다.
많을 땐 1천명 이상이 한 번에 나가므로 금액이 상당하다.
올해 은행권은 실적이 매우 좋아서 일시적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금융위가 추진하던 금융공기업 희망퇴직 활성화는 현재 지지부진하다.
금융위는 금융공기업도 명예퇴직금 금액을 어느 정도 현실화해야 인력구조조정을 할 수 있다며 추진했지만, 기획재정부와 의견이 맞지 않아 교착 상태다.
◇ 보험·카드, 실적 악화에 생존 위한 구조조정
카드사나 보험업계는 사정이 다르다.
실적 악화 우려로 생존을 위해 떠밀리듯 인력 감원에 들어가고 있다.
카드사는 내년부터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적용되면 실적 악화가 불을 보듯 뻔하다 보니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카드는 이미 희망퇴직을 하고 있다.
일부에선 카드사들이 카드 모집인이나 콜센터 직원 등 비정규직 인력부터 감축할 것이란 전망도 한다.
보험사도 2022년 국제회계기준(IFRS) 17 도입을 앞두고 대규모 자본확충을 하느라 비용을 축소하는 추세다.
이에 더해 은행과 같은 전형적인 역피라미드형 인력구조도 구조조정의 배경이다.
농협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이 희망퇴직을 했고, KB손해보험도 희망퇴직을 노조와 협의할 계획이다.
롯데는 아예 카드와 손해보험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카드와 손보사 수익 전망이 좋다면 지주사 밖에 있는 호텔롯데에 넘기는 방법을 선택했을 것으로 본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