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의 모나코는 사랑이다…그 남자의 모나코는 스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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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향기
그 여자 "모나코를 닮은 해양박물관은 꼭"
그 남자 "007의 무대, 그랑카지노 추천"
그 남자 그 여자의 여행 (3) 모나코, 사랑과 스릴 사이
그레이스 켈리가 결혼한 대공궁
100년 역사 간직한 해양박물관
모나코의 모든 곳은 '로맨틱'
'F1의 꽃' 몬테카를로 서킷 품어
해안 도로 따라 드라이브하면
사나이의 심장은 절로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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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레이스 켈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
지중해의 보석, 모나코에 대한 여자의 첫인상은 ‘우아함’이었다. 사랑에 대해 뭘 좀 아는 30대에게 잘 어울리는 여행지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유가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에서 모나코의 왕비가 된, 영화 같은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 ‘그레이스 켈리’의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부인하진 않겠다. 하지만 그것을 차치하고라도 바다를 마주하고 세워진 고급 호텔이나 항구에 정박된 수많은 요트가 30대 여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필자가 조금 더 어렸다면 혹은 결혼 전이었다면 그레이스 켈리의 극적인 ‘신분 상승’에 초점을 맞춰 열광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유부녀인 내가 그녀의 삶에서 특히 주목한 점은 ‘배우로서의 삶을 포기한 것’ ‘아이들의 엄마로서 그리고 진심으로 모나코의 국모가 되기 위해 스스럼없이 국민에게 먼저 다가선 그녀의 끊임없는 노력’이었다.
그리 대단치 않은 경력의 필자조차도 결혼과 함께 달라진 삶을 똑바로 마주 대하기 힘들었노라 고한다. 하물며 할리우드 최고 전성기를 달리던 그레이스 켈리가 아닌가? 단순히 지위나 환경의 변화를 넘어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자아 정체성이 송두리째 움직인다는 것. 나는 이제 그것의 무게를 알 수 있다.
박물관보다 미술관에 가까운 해양박물관
여자는 모나코빌(Monaco Ville)로 향했다. 모나코빌로 오르는 절벽 아래에 주차를 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다 보니 세기의 결혼식으로 떠들썩했던 모나코 대공궁과 대성당이 나타났다. 소박하지만 단아한 기품이 풍기는 대공궁의 내부가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들어갈 수는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천천히 궁 주변을 맴돌았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 모나코. 하지만 여자가 만난 모나코는 결코 작지 않았다. 지금껏 그 어떤 도시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던 성숙하고 깊이 있는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그만큼 사랑과 삶의, 진득한 깊이를 아는 나이에 썩 잘 어울리는 곳이라 생각했다.
같은 ‘산동네’인데도 어쩜 이리 다를까. 우리나라의 산동네는 왠지 마음이 짠해진다. 남미의 산동네인 과나후아토의 풍경에선 알록달록한 동심의 마음을 찾을 수 있었다. 톤 앤드 매너가 일정하게 잘 정돈된 모나코의 산동네에서는 우아한 멋이 느껴진다.

긴장감 느껴지는 F1 모나코 그랑프리
세상에서 경치 좋기로 유명한 서킷이자 가장 위험한 서킷으로 유명한 포뮬러 원(F1) 모나코 그랑프리는 자동차에 대한 애정을 가진 이라면 생애 꼭 한 번은 직접 가 보고 싶은 열망의 장소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모나코의 몬테카를로 서킷은 따로 ‘F1의 꽃’이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아름답다. 남자, 그곳으로 향했다.

많은 게이머와 자동차광들이 동경해 마지않는 곳. 한창 비디오 게임에 몰두하던 시절 남자 또한 그랑 투리스모(Gran Turismo)라는 게임에 푹 빠져 있었다. 게임 속에서 선택한 자신의 차를 튜닝해 세계 유명 서킷을 돌며 F1 경주를 즐기는 형식이었는데, 이는 그 시절 스피드를 향한 불타는 남자의 로망을 실현해 주기에 충분했다.
모나코의 서킷은 도심 속에 있다. 그렇다 보니 경주가 열리는 기간에는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시내 도로를 경주용 도로로 전환한다. 다시 말해 F1 경주 기간 외에는 일반인들도 F1 서킷 위를 달릴 수 있다는 얘기. 오늘의 레이스에서 남자는 관중이 아니라 한 명의 레이서인 것이다.
007의 카지노 로얄이 촬영됐던 곳
층층이 들어선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거나 화려한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해변을 따라 달리고, 좁고 험한 헤어핀 커브를 아슬아슬하게 헤쳐나가는 이 서킷은 드라이빙의 실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줬다.
스릴 넘치고 가슴 시원한 바닷바람을 만끽했으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매혹적인 카지노 중 하나인 몬테카를로의 그랑 카지노(Grand Casino)로 향해본다.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 샤를 가르니에가 설계했다는 사전 지식과 화려한 벨 에포크 양식으로 지어졌다는 건축 지식 없이도 그랑 카지노의 위상과 아름다움은 단번에 느낄 수 있다. 그만큼 독보적이다. 1865년에 지어졌으니 무려 140년 동안 이곳에서 그 당당함을 뽐내어 왔다. 007 시리즈의 시작, 007의 첫 번째 작품인 <카지노 로얄>이 이곳에서 촬영됐다고 하니, 제임스 본드를 꿈꾸는 모든 남성에게는 어쩌면 꼭 들러봐야 할 필수 코스 같은 곳이리라.
입장료만 내면 일반인도 충분히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그랑 카지노 깊숙한 곳 어딘가에서는 베팅액의 제한이 없는 곳도 있다고 한다. 하루에 몇천만달러가 왔다 갔다 하는 무시무시한 곳이니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는 말씀. 이곳에서 굳이 운을 시험하고 싶지는 않다. 화려한 실내 장식과 각종 게임 기계에서 들여오는 명쾌한 소리만으로도 내 심장은 이미 충분히 고동친다.
카지노의 한쪽에 있는 정원으로 나가 보았다. 한눈에 들어오는 지중해 바다와 그 바다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자그마한 모나코 공국이 내려다보인다. 연중 300일 이상이 맑음인 곳, F1의 굉음이 요동치는 곳, 세상의 모든 고급 요트가 정박해 있는 곳, 사나이 베팅의 매혹이 살아 숨 쉬는 이곳. 야망을 가진 이들이여, 그대 가슴 속에 봉인돼 있던 꿈을 모나코에서 해제하라!
모나코=글 정민아 여행작가 jma7179@naver.com
글·사진 오재철 여행작가 nixboy99@daum.net
※ 그 남자(오재철), 그 여자(정민아) : 결혼과 동시에 414일간 신혼 세계여행을 다녀왔다. 중앙대 사진학과 출신인 그 남자와 웹 기획자 출신인 그 여자는 부부이기에 앞서 한 개인으로서 한 지역에서 경험하게 되는 두 가지 여행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공동 저서로 《함께, 다시, 유럽》 《우리 다시 어딘가에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