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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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들었던 주식시장에서 전문가의 말을 들었다면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 한국경제신문이 작년 말 10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받은 ‘2018 추천종목’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조언을 따랐다 해도 올해 주식투자에서 손해는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증권사의 추천 종목 평균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였다.

추천주 5개 중 4개는 주가 떨어져

지난해 말 리서치센터장들이 추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은 27개(총 40개 추천 기업 중 중복 제외)였다. 이 중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주가가 오른 종목은 5개(18.5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전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867개 중 259개(29.87%)가 상승한 것보다 못하다.

수익률은 더 실망스럽다. 추천 수만큼 중복 매수하는 방식으로 총 40주를 샀다고 가정하면 올 들어 수익률은 -15.82%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15.88%)과 비슷한 수준이다.
성적이 가장 좋은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이 회사 리서치센터가 추천한 종목 중 SK텔레콤(5.99%)이 선전하며 전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최근 배당수익률과 실적 개선 기대로 상승세를 탄 효성(-6.44%)도 선방했다. 반면 삼성전자(-19.64%)와 LG디스플레이(-43.31%)의 수익률은 좋지 않았다. 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2.60%다. 카카오, 한국금융지주, SK 등을 추천한 메리츠종금증권(-9.39%)과 한미약품, 고려아연, 한국전력, 엔씨소프트를 추천한 NH투자증권(-9.05%)도 시장 수익률을 웃돌며 비교적 선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네이버(-30.46%), 현대모비스(-31.18%), 하나투어(-36.99%) 등 추천종목 4개 중 3개가 급락해 -30.08%로 성적이 나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12.68%) 등 정보기술(IT) 종목을 최우선주로 꼽은 하나금융투자(-27.09%), 대신증권(-23.52%)의 추천종목 수익률도 신통치 않았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1년 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단순 무역전쟁으로 판단하고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예측했던 것이 리서치센터들의 전망이 어긋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낙폭이 과대한 실적주 중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이 0.5배 밑으로 떨어진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게임·건설주 선전

센터장들이 가장 주목한 정보기술(IT) 종목은 올해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는 부진했지만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 부족으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전기(16.50%)는 상승했다. 두 번째로 많은 추천(4표)을 받은 네이버도 30% 이상 추락했다.

상반기 지지부진하던 게임주는 반등에 성공했다. 엔씨소프트(9.16%)는 신작 게임 출시를 앞두고 11월부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현대건설(56.75%), 삼성엔지니어링(56.05%) 등 건설주는 실적 개선 기대와 남북한 경협 효과로 주가가 크게 올랐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