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품이라 불매?…한국서 '사상 최대 매출' 낸 유니클로·무인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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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4년 연속 매출 '1조원' 돌파
무인양품, 작년 사상 최대 매출 1100억원
"트렌드·품질·가격 '3박자' 갖추면 선호도↑"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윤지민 씨(34)는 최근 제조·직매형(SPA)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방문해 히트텍과 아기용 바디슈트 등 의류 10만원어치를 구매했다. 윤씨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인기 아이템들이 많아 세일기간에 구매했다"며 "유니클로가 과거 전범기 이슈 등에 휘말려 불매하겠다는 엄마들도 있지만 제품 만족도가 높아 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한 멤버가 과거 착용한 '원폭 티셔츠 논란'이 계기가 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본 기업 제품 불매운동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오히려 국내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실적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2018 회계연도(2017년 9월1일∼2018년 8월31일)에 전년 대비 11% 증가한 1조37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유니클로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2344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니클로의 한국 실적은 삼성물산 패션부문(1조7495억원), LF(1조6020억원) , 한섬(1조6020억원)의 지난해 한 해 매출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당초 패션업계에서는 올해 유니클로의 성장 정체를 우려했었다. SPA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그동안 고성장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4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국내에 처음으로 진출한 유니클로는 국내 SPA 시장에서 점유율 약 30%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전 세계 19개국에 있는 1900여개 매장을 대상으로 우수 점포를 시상하는 'U-1그랑프리' 1위 매장이 국내에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매장 수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유니클로는 올해 국내에서만 9개 매장을 추가 출점해 현재 총 18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4년 134개보다 53개 매장이 늘어 약 40% 증가했다.
최근 불거진 유니클로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6~19일 진행된 대규모 할인행사 '유니클로 감사제' 역시 성황리에 마쳤다.
앞서 아이돌 그룹 BTS의 한 멤버가 일본 원폭 투하 이미지가 그려진 의상을 입었다는 이유로 일본 방송 출연이 취소되자,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일본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었다. 과거 유니클로가 '욱일승천기' 문양의 의류를 판매해 논란을 일으킨 만큼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감사제 행사 당일 가장 빨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명동중앙점 앞에는 새벽부터 수십 명의 대기줄이 생길정도로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고,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일시적으로 접속이 지연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MUJI)'도 최근 온라인 카페에서 '우익기업'으로 분류되며 불매 대상 기업 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일본 내 우익을 후원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배제해야 된다는 것이다. 앞서 무인양품은 국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지도에 독도 대신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독도의 미국식 표기)', 동해 대신 '일본해'로 표기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하지만 무인양품은 최근 리빙·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무인양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11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2004년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6년 786억원의 매출을 훨씬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도 58억원으로 27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무인양품은 국내에서 10개 매장을 열고, 오는 2020년까지 최대 20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실제 상품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이지 않은 데다 이들 브랜드가 정체성을 강화하고 트렌드에 맞춘 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경우 히트텍, 에어리즘, 플리스, 경량패딩 등 이른바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을 저가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였고, 무인양품도 소비자에게 '필요 없는 물건은 안 판다'는 방침에 따라 생활에 꼭 필요한 상품을 '고품질'로 내놓아 승부를 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간소화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강조한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불매 논란이 있는 브랜드라도 고객 관점에서 요구되는 품질과 가치를 구현한 경우에는 이념과 관계없이 구매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무인양품, 작년 사상 최대 매출 1100억원
"트렌드·품질·가격 '3박자' 갖추면 선호도↑"
서울 마포구에 사는 주부 윤지민 씨(34)는 최근 제조·직매형(SPA) 패션브랜드 '유니클로'를 방문해 히트텍과 아기용 바디슈트 등 의류 10만원어치를 구매했다. 윤씨는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인기 아이템들이 많아 세일기간에 구매했다"며 "유니클로가 과거 전범기 이슈 등에 휘말려 불매하겠다는 엄마들도 있지만 제품 만족도가 높아 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한 멤버가 과거 착용한 '원폭 티셔츠 논란'이 계기가 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본 기업 제품 불매운동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지만 오히려 국내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실적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2018 회계연도(2017년 9월1일∼2018년 8월31일)에 전년 대비 11% 증가한 1조373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유니클로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2344억원으로 집계됐다.
유니클로의 한국 실적은 삼성물산 패션부문(1조7495억원), LF(1조6020억원) , 한섬(1조6020억원)의 지난해 한 해 매출 규모와 유사한 수준이다.
당초 패션업계에서는 올해 유니클로의 성장 정체를 우려했었다. SPA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그동안 고성장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니클로는 4년 연속 1조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국내에 처음으로 진출한 유니클로는 국내 SPA 시장에서 점유율 약 30%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전 세계 19개국에 있는 1900여개 매장을 대상으로 우수 점포를 시상하는 'U-1그랑프리' 1위 매장이 국내에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매장 수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유니클로는 올해 국내에서만 9개 매장을 추가 출점해 현재 총 187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4년 134개보다 53개 매장이 늘어 약 40% 증가했다.
최근 불거진 유니클로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6~19일 진행된 대규모 할인행사 '유니클로 감사제' 역시 성황리에 마쳤다.
앞서 아이돌 그룹 BTS의 한 멤버가 일본 원폭 투하 이미지가 그려진 의상을 입었다는 이유로 일본 방송 출연이 취소되자,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일본 제품을 불매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었다. 과거 유니클로가 '욱일승천기' 문양의 의류를 판매해 논란을 일으킨 만큼 제품을 구매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감사제 행사 당일 가장 빨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명동중앙점 앞에는 새벽부터 수십 명의 대기줄이 생길정도로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고, 온라인 스토어에서도 일시적으로 접속이 지연될 만큼 큰 관심을 받았다.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MUJI)'도 최근 온라인 카페에서 '우익기업'으로 분류되며 불매 대상 기업 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일본 내 우익을 후원하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배제해야 된다는 것이다. 앞서 무인양품은 국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지도에 독도 대신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독도의 미국식 표기)', 동해 대신 '일본해'로 표기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하지만 무인양품은 최근 리빙·라이프스타일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무인양품의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한 1100억원을 기록해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2004년 국내 진출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6년 786억원의 매출을 훨씬 뛰어넘었다. 영업이익도 58억원으로 27억원을 기록했던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 무인양품은 국내에서 10개 매장을 열고, 오는 2020년까지 최대 20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실제 상품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광범위하고 조직적이지 않은 데다 이들 브랜드가 정체성을 강화하고 트렌드에 맞춘 제품 출시로 소비자들의 근본적인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니클로의 경우 히트텍, 에어리즘, 플리스, 경량패딩 등 이른바 기본에 충실한 아이템을 저가에 판매하는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였고, 무인양품도 소비자에게 '필요 없는 물건은 안 판다'는 방침에 따라 생활에 꼭 필요한 상품을 '고품질'로 내놓아 승부를 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간소화된 디자인과 실용성을 강조한 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불매 논란이 있는 브랜드라도 고객 관점에서 요구되는 품질과 가치를 구현한 경우에는 이념과 관계없이 구매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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