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 8일간 미국 서부지역 방문
충남 천안시의회가 미국 서부지역으로 해외연수를 추진해 외유성·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의원 25명 전원과 시의회 사무국 직원 5명 등 30명은 오는 15일부터 22일까지 7박8일 일정으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 라플린, LA 등으로 국외연수를 떠난다.

연수에는 시의원 1인당 300만원을 포함해 사무국 직원 여비 등 9294만원의 세금이 들어간다.

의원들은 의회 제도·운영 비교 견학, 사회복지 정책 및 제도 서비스관리 벤치마킹, 도시재생 및 자연환경 보존 활용 지역 등을 둘러본다.

주요 일정은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 노인복지시설, LA인근 오렌지카운티 하수처리장, 어바인의회, 어바인 그레이트파크 등을 방문한다.

현장시찰 장소로는 시빅센터, 금문교, 실리콘밸리, 그랜드캐니언, 한인타운, 파머스마켓을 간다.

자연환경 보존 활용 사례 시찰이 명분이지만 사실상 관광 일정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상임위원회 구분없이 5개 위원회 의원 전원이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의회는 ‘외유성 연수’ 지적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수를 강행했다.

‘천안시의회 의원 공무국외출장 등에 관한 심사 규칙’에는 단순 시찰·견학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국외출장을 억제하고 출장인원은 목적에 맞게 필수인원으로 한정돼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인치견 천안시의회 의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난 7월 의회 출범과 함께 논의돼 왔던 사안으로 부담(부정적인 시민여론 등)이 크지만 미국 연수를 추진하게 됐다”며 “내용 있는 연수진행과 연수보고서 제출을 통해 시민들에게 필요한 연수였음을 이해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인근 아산시의회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해외연수를 떠나 천안시의회와 대조를 보였다.

아산시의회는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5박6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로 국외연수에 나선다.

두 나라의 재래시장활성화, 의회제도, 친환경도시정책을 공부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운영위원회 소속 8명 가운데 5명의 의원과 사무국 직원 1명 등 6명으로 연수단을 꾸렸다.

1인당 280만원(자부담 30만원 포함) 등 1500만원의 예산을 사용한다. 나머지 의원 11명은 올해 연수 계획을 잡지 않았다.

의원들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수방자아 의회를 방문해 의회 운영 현황과 주민복지 정책개발 조례 등 지방의회 정보를 교환한다.

재래시장을 찾아 시장 운영 시스템을 비교·분석하고, 친환경도시정책을 추진하는 중앙정부와 자치정부의 모범 사례를 분석한다.

박현서 아산시의회 의정팀장은 “모든 의원이 움직이기 보다 위원회별로 내실있게 추진하는 게 좋겠다는 의원들의 판단에 연수 일정을 잡았다”며 “비용이 저렴하면서 연수 목적에 적합한 선진국인 싱가포르로 선택해 체류기간도 줄이면서 선진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