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10일 조직개편을 통해 대우조선해양, 성동조선 등의 구조조정 업무를 전담해온 해양·구조조정본부를 폐지했다. 대신 국내 기업에 수출금융을 지원하는 공적 수출신용기관으로서의 본래 역할에 주력하기로 했다.

8년 만에 구조조정 철수한 수출입銀…"수출금융 본업에 주력"
수은은 이날 해양·구조조정본부를 폐지하고, 창원·구미·여수·원주 등 4개 지점·출장소를 줄이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수은의 본부 축소는 2016년 11월 경협총괄본부와 경협사업본부를 하나의 경제협력본부로 통합한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수은 관계자는 “조선업 등 업황 부진으로 수은의 건전성이 악화된 데 따라 2016년 말 마련한 혁신안을 이번 조직개편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수은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조선·해양산업 지원이 약화될지 모른다는 우려에 따라 해양기업금융실을 해양금융단으로 개편해 해당 기업이 충분한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수은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 투자에 필요한 수출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1976년 설립됐다. 그러나 2010년 성동조선과의 자율협약을 시작으로 대우조선해양, 대선조선 등에 8년간 수조원의 자금을 투입하는 등 한동안 구조조정에 매달렸다. 성동조선 한 곳에 투입된 자금만 3조1000억원에 이른다. 2016년엔 출범 이후 40년 만에 사상 최초로 1조5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은 본연의 역할인 국내 기업 대상 수출금융지원 규모는 2015년 81조9082억원에서 지난해 60조8053억원으로 급감했다.

수은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수출금융 △대외경제협력기금 △남북한 경제협력기금 등 세 분야에 초점을 두고 국내 수출기업에 최적의 맞춤형 정책금융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은성수 수은 행장도 그동안 수은이 주된 업무인 수출금융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뜻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에 맞춰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진출하는 국내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및 보증 규모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은 행장은 “2030년 연간 1조원가량의 이익을 창출하는 대외거래 전담 정책금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