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특성화고 신입생 모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학과는 음악, 연예 관련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업·공업계열은 정원을 못 채우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특정 학과로 학생들이 몰리면서 서울지역 특성화고 절반 이상이 내년도 신입생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성화고 신입생, 음악·연예과 '쏠림'
서울교육청은 10일 서울지역 70개 특성화고의 2019학년도 신입생 모집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특성화고는 1만3793명의 신입생을 선발했다. 모집 정원 1만5502명에 1만7375명이 지원해 지원율 112.1%를 기록했다. 전년 지원율(111.9%)보다 소폭 늘어난 숫자다.

하지만 학교별로 보면 54.3%인 38개 교가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들 학교가 채우지 못한 신입생 정원은 총 1709명이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요즘 학생들은 적성과 희망이 뚜렷하다”며 “원하는 학교, 학과에 합격하지 못하면 차선책으로 다른 특성화고에 진학하기보다 일반고에 진학해 원하는 학과로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성화고 학과 중 학생들의 지원이 몰린 산업군(교과군)은 실용음악, 방송연예, 게임 등 문화콘텐츠 분야다. 디자인·문화콘텐츠 분야 학과는 지원율이 153%로 집계돼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진로로 나타났다. 이어 음식 조리(149%), 미용·관광·레저(134%), 건설(125%), 정보·통신(114%) 등의 분야에 지원을 많이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튜브 등 영상매체의 발달로 영상콘텐츠과 실용음악과 방송연예공연과 등이 높은 지원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특성화고에서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학과들은 정원이 미달하는 곳이 속출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별로 미달률에 워낙 민감해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기계공업이나 상업계열은 정원을 절반도 못 채운 곳도 많다”고 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한 특성화고는 내년 1월9일부터 학교별 추가모집을 할 예정이다. 상업계열에 지원하는 학생 수가 줄면서 서울교육청은 108년 전통의 덕수상고(현 덕수고 특성화계열)를 다른 상고와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덕수상고는 2007년부터 덕수고로 이름을 바꾸고 인문·특성화계열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