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탈선사고로 멈춘 강릉선 KTX가 이틀 만에 운행을 다시 시작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사고 원인과 책임자를 규명하기 위해 내사에 들어갔다. 이번 조사는 책임자 처벌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은 10일 오전 4시17분 사고 복구 작업을 마무리하고 5시30분 승객 102명을 태운 강릉발 서울행 첫차를 시작으로 운행을 재개했다. 8일 강릉선 KTX 806열차가 탈선한 지 44시간20분 만이다. 오전 5시32분에는 청랑리역에서 출발한 강릉행 첫차도 정상 운행했다. 열차예약 홈페이지 레츠코레일과 앱(응용프로그램) 등도 정상화됐다.

코레일은 안전을 위해 사고 구간에서 당분간 시속 40㎞로 열차를 서행 운행할 계획이다. 강릉발 서울행 첫차에 탑승한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은 “KTX 강릉선 운행 중단으로 국민께 심려와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이른 시일 내 사고 원인을 분석해 현장에 즉각 적용할 수 있는 재발방지대책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사경은 사고 원인과 책임자 규명에 들어갔다. 코레일, 국토부 등 일부 관계자를 상대로 대면 조사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선로전환기 오작동이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초동조사를 마친 국토부는 사고 지점인 남강릉 분기점에 설치된 선로전환기가 ‘멈춤’이 아니라 ‘정상 진행’ 신호를 보내 열차가 탈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선로전환기가 정상 작동하는지를 알려주는 케이블이 잘못 연결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기계를 설치할 때부터 연결 케이블에 오류가 있었는지, 최근 설정이 바뀌었는지 등은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다.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두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사경은 코레일이 선로전환기를 제대로 점검했는지, 관련 매뉴얼을 준수했는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특사경 관계자는 “8일 사고 이후 내사를 통해 사고 사실관계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와 별도로 책임자 규명과 처벌을 전제로 수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