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창] '국민정서법' 군림하는 한국…'空氣法' 지배의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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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분위기'를 판단 기준으로 삼는 日
그런 성향 잘 읽어 경제적 실익 챙기길
국중호 < 日 요코하마시립대 교수·경제학 >
그런 성향 잘 읽어 경제적 실익 챙기길
국중호 < 日 요코하마시립대 교수·경제학 >
한국은 ‘국민정서법’이 모든 법 위에 군림하고 정치가가 이를 이용하고 있다. 그로 인해 감정적인 만족을 얻을 수 있겠지만, 그 반작용으로 입게 되는 경제적 피해가 막급하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21일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12월 한·일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발표했다. 해산 발표가 있은 직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일 합의는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해결된 일이다. 국제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국가와 국가와의 관계는 성립하지 않게 된다”고 성토했다.
또 한국의 대법원은 지난 10월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전범 기업 신닛테쓰스미킨(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대해 아베 총리는 “국제법에 비춰 볼 때 있을 수 없는 판단”이라 비판했고, 고노 다로 외무상은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징용 노동자에 대해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이미 청산됐다”는 입장이다.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사법부의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은 한·일 교류를 통한 한국 경제 현안 해결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임을 감수해야 한다. 현 정부는 심각한 청년 실업 해소, 공평한 소득분배를 실현한다고 하지만 정책 수행 결과는 미흡하다. 그럼에도 극심한 구인난을 겪는 일본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어느 저명 학자는 한국의 경제 운영을 좌파 정책으로 평가하며 경원시한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노동자들에게 높지 않은 임금을 지급해 온 나라다. 현재 일본이 구인난이라고 해도 경제 수준에 비해 임금이 높은 편은 아니다.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고 약간의 여유가 있을 만큼으로, 사회적 불만이 튀어나오지 않을 정도의 급여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정부는 조직 이탈을 두려워하는 일본인의 심층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공기법(空氣法)이다.
사회분석가 야마모토 시치헤이는 일본인에게는 “모든 논의나 주장을 초월해 구속하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空氣의 연구》, 16쪽)고 한다. 그 무엇인가가 바로 ‘공기’의 지배다. 즉 일본인은 “그때의 공기(분위기)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17쪽)”는 쪽으로 반응하며, 상황을 짓누르는 공기를 거스를 수 없다는 데 행동의 판단 기준을 두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주변을 감도는 공기법에 지배되고 있는 국가다. 야마모토는 “어떤 의도를 감추고 작위적으로 ‘인공(人工) 공기’를 양성(釀成)할 수도 있는데, (일본에서는) 인공적으로 양성된 ‘공기’가 유럽이나 미국과는 전혀 다른 상태를 출현시키고 있다”(23~24쪽)고 한다. 아베 정권이 여느 정권과 다른 것은 일반인이 반항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를 연출해 왔다는 점이며, 이것이 아베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베 정권이 양성한 공기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듯한데 이는 한국인한테 그리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일본의 공기를 읽어내며 실익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일본 중·고생의 유행어 중에 ‘KY’라는 줄임말이 있다. ‘공기(구우키:K)를 읽어내지 못한다(요메나이:Y)’를 줄인 말인데 한국말로 바꾸면 ‘분위기 파악 못한다’는 뉘앙스가 있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분위기를 파악 못해 ‘KY’가 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또 한국의 대법원은 지난 10월30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 전범 기업 신닛테쓰스미킨(옛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해자들에게 각각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 대해 아베 총리는 “국제법에 비춰 볼 때 있을 수 없는 판단”이라 비판했고, 고노 다로 외무상은 “폭거이자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징용 노동자에 대해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서 이미 청산됐다”는 입장이다. 화해·치유재단 해산과 사법부의 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판결은 한·일 교류를 통한 한국 경제 현안 해결에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임을 감수해야 한다. 현 정부는 심각한 청년 실업 해소, 공평한 소득분배를 실현한다고 하지만 정책 수행 결과는 미흡하다. 그럼에도 극심한 구인난을 겪는 일본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의 어느 저명 학자는 한국의 경제 운영을 좌파 정책으로 평가하며 경원시한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노동자들에게 높지 않은 임금을 지급해 온 나라다. 현재 일본이 구인난이라고 해도 경제 수준에 비해 임금이 높은 편은 아니다.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고 약간의 여유가 있을 만큼으로, 사회적 불만이 튀어나오지 않을 정도의 급여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정부는 조직 이탈을 두려워하는 일본인의 심층심리를 교묘하게 파고들어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공기법(空氣法)이다.
사회분석가 야마모토 시치헤이는 일본인에게는 “모든 논의나 주장을 초월해 구속하고 있는 ‘무엇’인가가 있다”(《空氣의 연구》, 16쪽)고 한다. 그 무엇인가가 바로 ‘공기’의 지배다. 즉 일본인은 “그때의 공기(분위기)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17쪽)”는 쪽으로 반응하며, 상황을 짓누르는 공기를 거스를 수 없다는 데 행동의 판단 기준을 두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주변을 감도는 공기법에 지배되고 있는 국가다. 야마모토는 “어떤 의도를 감추고 작위적으로 ‘인공(人工) 공기’를 양성(釀成)할 수도 있는데, (일본에서는) 인공적으로 양성된 ‘공기’가 유럽이나 미국과는 전혀 다른 상태를 출현시키고 있다”(23~24쪽)고 한다. 아베 정권이 여느 정권과 다른 것은 일반인이 반항하기 어려운 사회 분위기를 연출해 왔다는 점이며, 이것이 아베의 장기집권을 가능케 한 이유이기도 하다. 아베 정권이 양성한 공기가 앞으로도 한동안 이어질 듯한데 이는 한국인한테 그리 유쾌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일본의 공기를 읽어내며 실익을 강구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일본 중·고생의 유행어 중에 ‘KY’라는 줄임말이 있다. ‘공기(구우키:K)를 읽어내지 못한다(요메나이:Y)’를 줄인 말인데 한국말로 바꾸면 ‘분위기 파악 못한다’는 뉘앙스가 있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분위기를 파악 못해 ‘KY’가 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