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캐나다 영사조약 위반도 지적…"미·캐나다 잘못 뉘우쳐야"
미국보다 캐나다에 강한 경고음…화웨이 안보 위협론에 "증거 없다"
中, 화웨이 CFO 체포한 캐나다에 "엄중한 결과, 스스로에 달려"
세계 1위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창업자 딸인 이 회사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에 대해 중국 정부가 주말에 중국 주재 캐나다와 미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데 이어 10일에도 공세를 이어갔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위청(樂玉成)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이 캐나다 대사에게 했던 "엄중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경고 등과 관련해 미국과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를 묻자 "러위청 부부장 말대로 캐나다가 이 사건을 올바르게 처리하지 못하면 나올 엄중한 결과가 무엇인지는 전적으로 캐나다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빼고 캐나다에 대한 보복 조치만 언급한 것은 캐나다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미국에 대한 공격은 자제하는 전략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외교부가 미국 대사 초치 후 발표한 성명에서도 "중국은 미국의 행동에 따라 더 많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해 경고 수위가 캐나다보다 낮았다.

루 대변인은 러 부부장이 캐나다와 미국 대사를 잇달아 불러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양국 정부가 이번 일을 뉘우치고 잘못을 바로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가 양국의 조약을 위반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중-캐나다 영사조약에 따라 중국 국민이 체포되면 캐나다가 즉시 중국에 통보해야 하지만 캐나다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중 무역협상 전망을 묻는 말에는 "양측의 경제무역팀은 현재 접촉과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양측이 함께 노력해 양국 정상의 중요한 공통 인식을 철저히 실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무역협상과 화웨이 사태를 직접 연계시키지는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 진다.
中, 화웨이 CFO 체포한 캐나다에 "엄중한 결과, 스스로에 달려"
멍 CFO는 지난 1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미국 정부의 요구로 캐나다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

화웨이가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지만, 미국이 무역전쟁 대상인 중국의 대표적 기술 기업을 의도적으로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루 대변인은 미국과 유럽 등 여러 나라가 산업과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와 다른 중국 기술 기업을 견제하는 데 대해서도 터무니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몇몇 국가가 화웨이가 자국의 안보를 위협한다고 주장했지만, 증거를 제시한 적은 없다"면서 "이처럼 추측으로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을 방해하는 것은 너무나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 국가는 자국의 상품이 공연히 방해를 받는다면 어떨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어느 국가도 화웨이와 협력하다 안보 문제가 생겼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화웨이가 지금까지 20여개국과 5G 상용화 계약을 한 것은 외국 파트너들로부터 점점 신뢰를 받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법률상 어떤 기관도 기업을 강제해 감시장비를 설치하도록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통해 스파이 행위를 할 것이라는 우려를 반박한 것이다.

루 대변인은 또 이날 일본 정부가 화웨이 장비를 금지한 데 대해서는 "일본에서 사업하는 중국 기업이 어떠한 차별대우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