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노란 조끼에 '백기 투항'…최저임금 100유로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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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노란조끼'(gilets jaumes) 시위대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기로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저녁 8시 생방송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최저임금 인상, 저소득 은퇴자의 사회보장세 인상 철회 등의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이른바 '노란 조끼' 시위가 본격화한 뒤 전국에 들불처럼 번진 이래로 마크롱이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한 달 만에 사실상 처음이다.
그동안 총리와 내무장관을 전면에 세우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은 마크롱에게 시위대와 언론, 야권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고 요구해왔다.
프랑스 정부의 지속적인 유류세 인상 등에 항의해 지난달 17일부터 본격화한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하며 최근에는 폭력사태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 1일 파리에서는 최대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 주변의 상점이 대거 약탈당하고 다수의 차량이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으로 불타면서 정부는 코너에 내몰렸다.
이때 개선문에는 '마크롱 퇴진', '노란 조끼가 승리할 것'이라고 적힌 낙서로 얼룩졌고 개선문 안의 전시공간도 약탈과 파괴의 손길을 피해 가지 못했다.
마크롱이 이날 발표한 조치들은 그가 집권 후 추진해온 국정과제의 상당 부분을 철회한 것으로 특히, 최저임금을 월 100유로 인상하기로 한 것은 프랑스의 9%에 이르는 고질적인 높은 실업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백기투항'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생방송으로 대통령 담화를 지켜보는 노란 조끼 시민들 사이에서도 마크롱이 '최저임금 100유로 인상' 부분을 말할 때 '오~'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은 마크롱이 여론 진정을 위해 재정경제부와 재계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결정한 것이다. 마크롱 정부가 노란 조끼에서 터져 나온 요구에 따라 최저임금을 올리기로 한 것은 현재 프랑스의 높은 실업률을 더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양보들에도 불구하고 부유세(ISF)의 원상복구 요구를 마크롱이 거부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노란 조끼 시위가 이어질 '불씨'는 남아있다.
마크롱 정부는 이런 부유세를 부동산 보유분에만 부과하기로 하고 자산에 대한 투자지분 역시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고, 이는 좌파진영과 저소득층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마크롱에게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달갑잖은 별칭이 생긴 결정적 계기도 부유세의 축소개편이었다.
아울러 마크롱은 이날 담화에서 자신의 단점으로 지적되온 훈계조의 직설화법에 대해서도 "많은 분께 상처를 드려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마크롱은 당초 4차 시위인 지난 8일 이전에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려고 했지만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붓는' 형국이 될 수 있다는 참모들의 만류로 담화 시기를 이날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설과 관련해 시위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승리를 거뒀다고 자축했지만, 또 다른 이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일부분 양보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시위를 잠재우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마크롱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저녁 8시 생방송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최저임금 인상, 저소득 은퇴자의 사회보장세 인상 철회 등의 추가 조치를 발표했다.
이른바 '노란 조끼' 시위가 본격화한 뒤 전국에 들불처럼 번진 이래로 마크롱이 직접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한 달 만에 사실상 처음이다.
그동안 총리와 내무장관을 전면에 세우고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은 마크롱에게 시위대와 언론, 야권은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고 요구해왔다.
프랑스 정부의 지속적인 유류세 인상 등에 항의해 지난달 17일부터 본격화한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격화하며 최근에는 폭력사태로 번지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지난 1일 파리에서는 최대 번화가 샹젤리제 거리 주변의 상점이 대거 약탈당하고 다수의 차량이 시위대의 화염병 공격으로 불타면서 정부는 코너에 내몰렸다.
이때 개선문에는 '마크롱 퇴진', '노란 조끼가 승리할 것'이라고 적힌 낙서로 얼룩졌고 개선문 안의 전시공간도 약탈과 파괴의 손길을 피해 가지 못했다.
마크롱이 이날 발표한 조치들은 그가 집권 후 추진해온 국정과제의 상당 부분을 철회한 것으로 특히, 최저임금을 월 100유로 인상하기로 한 것은 프랑스의 9%에 이르는 고질적인 높은 실업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백기투항'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생방송으로 대통령 담화를 지켜보는 노란 조끼 시민들 사이에서도 마크롱이 '최저임금 100유로 인상' 부분을 말할 때 '오~'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최저임금 인상은 마크롱이 여론 진정을 위해 재정경제부와 재계의 강력한 반발을 무릅쓰고 결정한 것이다. 마크롱 정부가 노란 조끼에서 터져 나온 요구에 따라 최저임금을 올리기로 한 것은 현재 프랑스의 높은 실업률을 더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양보들에도 불구하고 부유세(ISF)의 원상복구 요구를 마크롱이 거부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노란 조끼 시위가 이어질 '불씨'는 남아있다.
마크롱 정부는 이런 부유세를 부동산 보유분에만 부과하기로 하고 자산에 대한 투자지분 역시 과세 대상에서 제외했고, 이는 좌파진영과 저소득층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마크롱에게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달갑잖은 별칭이 생긴 결정적 계기도 부유세의 축소개편이었다.
아울러 마크롱은 이날 담화에서 자신의 단점으로 지적되온 훈계조의 직설화법에 대해서도 "많은 분께 상처를 드려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마크롱은 당초 4차 시위인 지난 8일 이전에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려고 했지만 '불난 집에 기름을 들이붓는' 형국이 될 수 있다는 참모들의 만류로 담화 시기를 이날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연설과 관련해 시위대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승리를 거뒀다고 자축했지만, 또 다른 이들은 마크롱 대통령이 일부분 양보했음을 인정하면서도 "시위를 잠재우기에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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