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이른바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가 현실화할 경우 영국 내 일자리 75만 개를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번 전망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의 합의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부결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표결 하루 전 전격 철회한 가운데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이 11일 영국 서식스대학 연구진이 보고서를 통해 이런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딜 브렉시트가 불가피하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볼 지역으로는 런던과 같은 주요 도시가 꼽혔다.
런던에서는 거의 15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노스웨스트에서 8만 개, 스코틀랜드에서 6만3천500개, 웨일스에서 2만8천600개 등이 없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대부분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을 지역으로는 런던의 금융 중심지인 '시티 오브 런던'과 함께 웨스트민스터 지역이 꼽혔다.
일자리 밀집도가 높은 데다 노딜 브렉시트 시 금융산업이 크게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의 지역구인 잉글랜드 버크셔주의 메이든헤드에서도 1천7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주요 인사들의 선거구도 타격을 피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합의로 '이혼'이 성립할 경우 위험에 놓일 일자리는 대략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브렉시트의 영향을 받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실업상태가 되는 게 아니라 노동시간이 줄거나 더 낮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식스대학의 일로나 서위카 박사는 "소프트 브렉시트나 하드 브렉시트, 하지만 특히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의 어디든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은 분명하다"며 "일자리 감소 수를 정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영국 어느 지역이든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11일로 예정됐던 EU와의 합의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하루 앞둔 10일 표결 연기를 발표하면서 노딜 브렉시트 시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뜻도 밝혔다.
표결을 강행해 예상대로 패배한다면 노딜 브렉시트로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지난 7일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반대 뜻을 거듭 분명히 밝히면서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노딜 브렉시트를) 피해야만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