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前 MP그룹 회장, 경영권 포기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사진)이 경영권을 포기했다. 경영 독립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횡령과 배임으로 올해 초 징역형을 선고받은 정 전 회장은 MP그룹 최대주주다.

‘미스터피자’와 ‘마노핀’ 등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MP그룹은 정 전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4명이 경영포기 확약서를 제출했다고 11일 공시했다. MP그룹 관계자는 “기간을 명시해야 해 일단 3년으로 했으나, 그 이후에도 경영에 참여할 뜻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 전 회장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지난해 6월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그와 자녀 등은 여전히 MP그룹 지분 48.92%를 갖고 있다. 이번 확약서 제출은 앞으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일반 주주로서 뒤로 물러나 있겠다는 뜻이다. 정 전 회장은 올해 1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풀려났다.

MP그룹은 전날 코스닥상장위원회 심의 결과, 4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받아 상장폐지는 일단 피했다. 넉 달 뒤 다시 상장폐지 여부를 가려야 해 회사 정상화가 절실하다. 1990년 미스터피자 1호점을 서울 이화여대 앞에 내며 출발한 MP그룹은 2000년대 후반 피자 프랜차이즈 업계 매출 1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정 전 회장의 ‘갑질’ 논란과 150억원대 횡령·배임, 외부 감사인의 반기보고서 ‘의견 거절’ 등이 이어지며 코스닥 상장(2009년) 9년 만에 퇴출 절차를 밟았다. 현재 MP그룹은 지난 4월 외부에서 영입한 김흥연 대표가 이끌고 있다. CJ푸드빌 부사장 출신이다.

MP그룹은 이날 횡령과 배임, 업무 방해와 관련된 주요 비등기 임원 전원을 사임 및 사직 처리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부적절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경영 투명성을 높여 주주 가치를 증진시키겠다”고 말했다. MP그룹은 지난해 7월25일부터 거래중지 중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