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국내 바이오 쌍두마차인 셀트리온까지 회계당국의 표적이 되면서 국내 바이오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연구개발(R&D)비 회계처리를 둘러싼 테마감리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분식회계 판정에 이어 셀트리온 관계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까지 회계 문제로 감리를 받으며 한국 바이오산업의 신뢰도가 급전직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바이오산업 키운다더니…툭하면 회계 시비"
바이오업계는 최근 물꼬가 트인 기술수출이 타격을 입지 않을까 염려하는 분위기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올 들어서만 바이오 기술수출이 5조원을 돌파하는 등 상승 무드가 조성된 데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을 주도하면서 한국 바이오산업의 입지를 높여 놓은 효과가 적지 않았다”며 “두 회사가 모두 회계 문제에 연루돼 한국 바이오산업의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의지가 있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바이오 수출은 5조원을 돌파하는 등 수출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정부가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바이오 투자 열기가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데 또다시 회계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정부가 전 정권에서 급성장한 대표 바이오 기업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바이오산업을 이끄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다른 바이오 기업들에 위기 의식을 조장하고 본보기를 삼겠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올초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태가 불거졌을 때 금감원의 다음 타깃은 셀트리온이라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이야말로 정부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수출에도 기여하고 있는데 영업활동과 아무 관련이 없는 회계 문제로 발목 잡는 것은 부당하다”며 “막대한 자본과 시간을 투자해 애써 키워놓은 바이오 기업을 죽이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양병훈/전예진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