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창업자 A회장은 올해 한 달 이상을 외국에 머물렀다.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미국 등을 주로 찾았다. 목적은 해외 프랜차이즈를 물색하기 위해서였다. 매력적인 사업을 찾으면 국내 회사를 매각할 생각이다. A회장은 “한국에서 프랜차이즈사업은 더 이상 성장 가능성이 없는 것 같다”며 “외부의 부정적인 시선과 정부 규제 등이 없는 해외에서 사업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프랜차이즈사업을 접겠다는 창업자는 A회장뿐만이 아니다. 박기영 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은 12일 “회사명은 밝힐 수 없지만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80여 곳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이맘때에는 프랜차이즈 매물이 5~6개 정도였는데 올 들어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각종 규제와 인건비 상승, 시장 포화와 내수 불황이 겹치면서 프랜차이즈 창업 의욕이 급격히 꺾이고 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폐업(취소)하겠다는 사업자가 625명으로 신규 등록(605명) 사업자를 웃돌았다. 협회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으로 폐업 신고자가 창업자보다 많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사업자의 매물이 늘고 창업은 계속 위축되면 고용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2017년 말 기준 프랜차이즈 가맹본부(편의점 제외)는 4631개, 가맹점은 23만955개, 고용 인원은 140만 명(공정거래위원회 통계)에 이른다.

지난해 폐업한 가맹점(2만7546개)의 점포당 일자리를 평균 6.59명으로 계산(임정빈 서울대 교수 분석)하면 약 18만 명의 일자리가 감소한 셈이다. 폐업 가맹본부가 더 늘어난 올해 일자리 감소 규모는 2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김재후/김보라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