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한국지엠(GM)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 논란을 놓고 GM 본사 측과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이다.

산은은 12일 입장 자료에서 "최근 GM 측의 요청으로 GM 본사 배리 엥글 사장을 만나 수일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GM과 소송을 진행하는 동시에 10월 이후 실무협의회 등을 통해 대화를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엥글 사장은 최근 방한해 이동걸 산은 회장,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등과 만나 R&D 법인분리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이 GM과 협상 진행 상황을 공개한 것은 이번 논란에서 '출구'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은 한국GM의 R&D 법인분리가 일방적으로 강행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은 지난달 28일 이를 일부 인용했다.

그러나 산은이 법인분리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 회장도 법인분리가 한국GM의 정상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 확인되면 찬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선 산은이 한국GM 2대주주로서, 그리고 한국GM 노동조합의 강경 반대를 고려해 가처분신청을 냈는데, 법원의 인용으로 난감한 처지가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결국 이달 말로 예정된 한국GM에 대한 4천50억원 추가 지원을 앞두고 법적 절차를 중단할 수도, 그렇다고 지원을 취소할 수도 없는 입장에서 협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주주로서의 권리 보호, 한국GM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보장책 마련이라는 원칙을 갖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계획 등 자료를 제출받아 전문 용역기관에서 검토 중"이라며 "(GM 측에) 추가 자료를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
산은, GM과 물밑 접촉…'법인분리 논란' 출구 모색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