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북군사합의 이행에 잰걸음…의도에 관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비핵화 협상 속 열악한 재래식 군비 염두에 둔 듯…군의 경제건설 활용도 주목
북한이 올해 들어 한반도 정세 변화 속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눈길을 끈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는 한편으로 남측과는 군사적 충돌을 막아 자칫 발생할 수 있는 확전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경제협력을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이 더디지만, 군사 분야에서는 눈에 띈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당장 우리측은 12일 오전 최근 철수 및 파괴 작업을 마친 비무장지대(DMZ) 내 북측 GP(감시초소) 현장을, 북측은 오후에 우리측 GP 현장을 각각 방문해 검증한다.
남북이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비무장지대 내에 설치된 GP를 상호 방문해 들여다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소식통은 "사실 방어를 목적으로 GP-GOP(일반전초)-연대병력 3단계로 구축된 남측과 달리 북측 GP는 공격용을 위한 일선 체계로 돼 있어 이를 철수하면 군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북한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북한의 군사적 긴장 완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남북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로 합의했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실천하고 있다"며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 지뢰 제거 등을 성과로 꼽았다. 이런 변화는 그동안 군사적 긴장 완화 논의에 늘 소극적이던 북한이 남측의 군사적 긴장 완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실인 셈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에 '군축'이란 표현을 넣자고 먼저 제안하며 긴장 완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판문점 선언 제3조 2항에는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군축은 남북이 각각 군비를 제한하거나 축소하는 것으로 결국 상호 병력이나 국방비를 줄인다는 의미며 신뢰를 쌓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제로 가는 기초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 간 긴장 완화에 힘을 쏟는 것은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자칫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우려와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1차 정상회담에서 무력 불사용과 불가침 입장을 확인하면서 "(무력 사용은)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 아니냐"고 말한 데서도 전쟁에 대해 우려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집권 초기 전방부대가 상부의 승인 없이 절대로 남측에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새로 만드는 등 우발적 충돌이 자칫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는 조치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통해 핵무기가 제거될 때를 대비해 남북한의 비대칭 재래식 무기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집중해온 것은 남측과 미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낙후하고 노후화된 재래식 전력의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의도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미국 국방부 보고서 등에 따르면, 북한의 재래식 군 장비의 상당수가 냉전 시대 소련이나 중국제로 노후화의 문제가 있다.
또 수십 년간 신형 전투기가 도입되지 않아 공군의 체계는 낡았고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가 부족하다.
해군은 공해상에서의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포병은 트랙터로 로켓 발사기를 끌고 다니기도 한다.
한 전직 미국 군사 관료는 "북한군이 재래식 결전을 시작하거나 우연히 전쟁이 일어나면 연료, 탄약, 부속품 같은 중요 물자가 30일 이내에 떨어질 것"이라며 "군부대 규모를 고려할 경우 이르면 2주 안에도 동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래식 병력이 남쪽과 비교하면 형편없이 낙후한 상황에서 비핵화를 위해서는 군사적 충돌이 생길 여지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고 이런 판단이 군사합의 이행의 속도 내기로 이어지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핵·경제 병진 노선 대신 경제건설 총력 집중이라는 국정 목표를 내놓은 것과 연관 지어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하는 속에서 열악한 자본과 기술로 경제성장과 당장 2020년까지 5개년계획을 완성하려면 인구의 5%에 해당하는 군을 경제 분야에 대거 투입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예산과 기술, 인력 등 모든 면에서 질량적으로 초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어 군사적 충돌과 전쟁에 대해 두려움을 어느 정도라도 제거하지 않고서는 군인들을 경제건설에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인구 1만명당 대략 군인 500명 선으로 세계 1등"이라며 "이런 군인들을 마음을 놓고 경제건설에 동원하려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북 간 군사합의 이행에 대해 남쪽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라는 지적도 하고 있지만, 우리 군의 정찰 및 전투 능력과 신무기 체계를 고려하면 과도한 우려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는 한편으로 남측과는 군사적 충돌을 막아 자칫 발생할 수 있는 확전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경제협력을 비롯한 남북관계 전반이 더디지만, 군사 분야에서는 눈에 띈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당장 우리측은 12일 오전 최근 철수 및 파괴 작업을 마친 비무장지대(DMZ) 내 북측 GP(감시초소) 현장을, 북측은 오후에 우리측 GP 현장을 각각 방문해 검증한다.
남북이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비무장지대 내에 설치된 GP를 상호 방문해 들여다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소식통은 "사실 방어를 목적으로 GP-GOP(일반전초)-연대병력 3단계로 구축된 남측과 달리 북측 GP는 공격용을 위한 일선 체계로 돼 있어 이를 철수하면 군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북한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북한의 군사적 긴장 완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재외공관장 초청 만찬에서 "남북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공포와 무력 충돌의 위험을 완전히 제거하기로 합의했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실천하고 있다"며 공동경비구역 비무장화,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 지뢰 제거 등을 성과로 꼽았다. 이런 변화는 그동안 군사적 긴장 완화 논의에 늘 소극적이던 북한이 남측의 군사적 긴장 완화 요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실인 셈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첫 정상회담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에 '군축'이란 표현을 넣자고 먼저 제안하며 긴장 완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판문점 선언 제3조 2항에는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이 해소되고 서로의 군사적 신뢰가 실질적으로 구축되는 데 따라 단계적으로 군축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군축은 남북이 각각 군비를 제한하거나 축소하는 것으로 결국 상호 병력이나 국방비를 줄인다는 의미며 신뢰를 쌓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제로 가는 기초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 간 긴장 완화에 힘을 쏟는 것은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자칫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우려와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 1차 정상회담에서 무력 불사용과 불가침 입장을 확인하면서 "(무력 사용은) 제 손으로 제 눈을 찌르는 것 아니냐"고 말한 데서도 전쟁에 대해 우려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집권 초기 전방부대가 상부의 승인 없이 절대로 남측에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을 새로 만드는 등 우발적 충돌이 자칫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는 조치도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최근 북한의 움직임은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통해 핵무기가 제거될 때를 대비해 남북한의 비대칭 재래식 무기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집중해온 것은 남측과 미국과 비교하면 상당히 낙후하고 노후화된 재래식 전력의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의도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미국 국방부 보고서 등에 따르면, 북한의 재래식 군 장비의 상당수가 냉전 시대 소련이나 중국제로 노후화의 문제가 있다.
또 수십 년간 신형 전투기가 도입되지 않아 공군의 체계는 낡았고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가 부족하다.
해군은 공해상에서의 훈련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포병은 트랙터로 로켓 발사기를 끌고 다니기도 한다.
한 전직 미국 군사 관료는 "북한군이 재래식 결전을 시작하거나 우연히 전쟁이 일어나면 연료, 탄약, 부속품 같은 중요 물자가 30일 이내에 떨어질 것"이라며 "군부대 규모를 고려할 경우 이르면 2주 안에도 동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래식 병력이 남쪽과 비교하면 형편없이 낙후한 상황에서 비핵화를 위해서는 군사적 충돌이 생길 여지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를 느꼈을 것이고 이런 판단이 군사합의 이행의 속도 내기로 이어지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핵·경제 병진 노선 대신 경제건설 총력 집중이라는 국정 목표를 내놓은 것과 연관 지어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하는 속에서 열악한 자본과 기술로 경제성장과 당장 2020년까지 5개년계획을 완성하려면 인구의 5%에 해당하는 군을 경제 분야에 대거 투입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예산과 기술, 인력 등 모든 면에서 질량적으로 초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어 군사적 충돌과 전쟁에 대해 두려움을 어느 정도라도 제거하지 않고서는 군인들을 경제건설에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은 인구 1만명당 대략 군인 500명 선으로 세계 1등"이라며 "이런 군인들을 마음을 놓고 경제건설에 동원하려면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완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남북 간 군사합의 이행에 대해 남쪽의 일방적인 무장해제라는 지적도 하고 있지만, 우리 군의 정찰 및 전투 능력과 신무기 체계를 고려하면 과도한 우려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