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사업을 축소하는 기업이 많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기업이 있다. 서린메디케어와 럭스나인이 그들이다. 그동안 유럽시장 개척에 힘을 쏟았던 서린메디케어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던 동남아시아와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베테랑급 임원을 영입했고 내년 약 10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매트리스업체 럭스나인은 내년을 해외시장 공략의 원년으로 삼았다.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거대한 미국과 중국 시장에 도전장을 낼 계획이다. 이들의 전략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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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럭스나인 사장이 서울 방배동 본사 전시장에서 라텍스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김인호 럭스나인 사장이 서울 방배동 본사 전시장에서 라텍스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낙훈 기자
“지난 7년 동안 내수시장에서 기반을 다져왔습니다. 내년엔 해외시장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김인호 럭스나인 사장(58)이 공격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럭스나인은 라텍스 매트리스, 라텍스 베개와 토퍼(topper)를 생산하는 업체다. 본사는 서울 방배동, 공장은 김포에 있다. 김 사장은 “내년은 해외 진출 원년이 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거대시장인 미국과 중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형유통업체와 구체적인 전략을 짜고 있다. 아울러 내년 5명 이상을 충원해 국내외 마케팅과 제품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 진출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침대는 서구문명의 산물이다. 미국시장 진출은 본고장 공략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김 사장은 미국의 간판 침대업체 씰리의 한국법인 대표를 16년간 지내 누구보다 미국 시장을 잘 안다는 강점이 있다.

국내에서 통한 '라텍스 매트리스'…내년엔 美·中 침구 시장 도전
수출 쪽으로 눈을 돌리는 것은 내수시장에서 기반을 닦아 자신감이 생긴 데 따른 것이다. 김 사장은 2011년 창업했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AC닐슨과 유니레버코리아 씰리코리아를 거쳐 51세에 기업을 세운 것이다. 그는 “회사 설립 직전 참가한 명상 단식프로그램에서 ‘이 사회에 좋은 유산을 남기자’고 생각했고 사업을 통해 이를 구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좋은 제품을 만들되 이익 일부를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자는 의미다. 이는 깐깐한 경영으로 이어졌다. 원자재를 반입할 때부터 무척 엄격하게 검사했다. 라돈 파동으로 올해 침대업체들은 홍역을 치렀다. 하지만 럭스나인은 오히려 성장세를 지속했다.

김 사장은 “올해도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좋은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가 먼저 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성장은 적극적인 대처가 주효했다. 지난 5월 초 라돈 파동이 불거지고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자 이 회사는 라돈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곳을 각방면으로 찾아나섰다. 5월 말 충북 오창 소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 시험을 의뢰할 수 있었다. 주력제품인 매트리스만을 검사 대상으로 제출할 수도 있었지만 자사가 생산하는 모든 종류의 라텍스 매트리스는 물론 니트원단, 냉감원단, 면자가드원단, 벨벳원단, 메쉬, 패딩솜 등 원부자재에 대해서도 테스트를 의뢰했다. 김 사장은 “결과는 모두 불검출로 나타났다”며 시험성적서를 다 공개했다.

그는 틈나는 대로 사회봉사와 문화후원에 나선다. ‘세상을 이롭게’라는 회사 사명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보육원 양로원 중증장애인요양시설 등을 종종 찾는다. 장애인들의 편안한 잠자리를 위해 라텍스 매트리스와 패드를 기증하고 여름철 시원한 잠자리를 위해 에어메쉬 매트를 제공하기도 했다. 굿네이버스와 협약을 맺어 해외아동을 후원하고 있으며 해외 장학기금에도 후원을 시작했다. 15일에는 공장 인근 김포에서 연탄 기증식 및 배달봉사를 한다.

문화후원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자코메티전, 르코르뷔지에전 등의 문화행사를 후원해왔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 11월 하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관한 ‘2018 예술이 빛나는 밤에’ 행사에서 문화예술후원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대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주로 선정돼 왔는데 중소기업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국내에서의 성장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 도전하는 그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