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美 메리어트 해킹 의혹 제기에 "中의심 사고 바꿔야"
화웨이 부회장 사건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이 미국 메리어트 호텔 해킹 사건에 중국 정보당국이 개입했다는 보도와 맞물려 확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중국 매체가 해킹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중국을 의심하는 사고를 바꿔야 한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강경한 민족주의 성향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3일 사평(社評)을 통해 메리어트 호텔의 5억명의 고객 정보를 해킹한 사건에 중국 국가안전부가 개입했다는 보도는 전형적인 누명을 씌우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인터넷 보안 기술과 관련해 미국보다 기술력이 부족하고, 심지어 가장 많은 사이버 공격을 받는 국가 중 하나"라며 "미국은 인터넷 보안 기술 수준이 가장 높은 국가이자 세계 정상급 해커의 중심이면서도 항상 해킹을 당했다고 볼멘소리를 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메리어트 호텔의 정보가 해킹당한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은 아니다"면서 "다만, 이 문제를 즉시 국가안보와 연계시키고, 곧바로 중국을 의심하는 것은 정신병적인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중국 역시 중국화주(中國華住) 호텔 정보가 해킹을 당한 적이 있고, 이런 일은 전에도 있었다"며 "그러나 중국은 해당 부문을 향해 비판을 했을 뿐 미국이나 일본, 대만 독립세력의 소행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환구시보는 또 "일부 중국인은 메리어트 호텔이 자신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중국에 누명을 씌우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은 종종 어떤 일을 벌이기에 앞서 술수를 부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중국 내 여론에 대해서 "대부분 중국인은 중국 해커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여기지 않는다"며 "게다가 중국 정부가 사이버 테러 등에 관해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은 중국과 하등 관련도 없는 일을 중국 안보 부문의 책임으로 돌리려 한다"며 "이런 경솔한 행동은 왜곡되고, 시대 조류에도 맞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에 대한 초기 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호텔 고객 5억 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이번 해킹 사건이 중국 당국의 정보수집 노력 중 하나였다고 보도한 바 있다.

NYT는 이번 사건에 개입한 중국 당국이 중국 국가안전부로 의심된다면서 해킹 사건 조사과정에서 중국 해커들의 흔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안전부는 중국 국가안보와 보안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조직으로, 다른 국가의 정보기관에 준하는 조직이다.

/연합뉴스